[떠오르는 전자소재산업](제2부)우리가 맡는다⑦창성

“기능성 금속 소재 한길만을 개척해 왔습니다.”

창성(대표 배창환 http://www.changsung.com)은 전기전자 및 자동차 산업의 주요 부품소재인 금속분말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기능성 금속 소재 전문 업체로 발전해 온 회사다.

지난 1980년 창업, 강산이 두 번도 넘게 바뀐 25년의 세월 동안 금속 소재 분야 외길만을 걸어왔다. 척박한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현재 금속분말·자성코어·클래드메탈·도전성 페이스트 등 핵심 금속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금속분말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자성코어는 통신 기기 및 대형 평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면서 확실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자성코어는 교류와 직류의 전력 변환 과정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제거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내부 회로를 보호해 주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 1998년 이 분야에 뛰어든 창성은 미국 일본 등의 쟁쟁한 경쟁업체를 제치고 올 하반기 이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앞으로 PDP·LCD 디스플레이 및 복합 멀티미디어 기기가 일반화되고 태양광 등 신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창성은 자성코어로 최근 산업자원부 신기술대상(NT)을 받기도 했다.

기능성 금속분말과 도전성 페이스트도 창성이 힘을 쏟고 있는 분야이다. 이 회사는 최근 휴대폰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전자파차폐 도료 등 금속분말을 응용한 기능성 소재의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연성회로스위치(MTS),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칩배리스터 등 칩부품용 전극에 쓰이는 페이스트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로 다른 금속을 접합해 복합적 성능을 구현하는 클래드메탈 또한 창성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품목으로 휴대폰용 진동모터·정밀 스위치·자동차 전장부품 등에 쓰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꾸준한 기술개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회사는 전체 인력의 25% 정도인 65명이 R&D 인력이며 매출의 7%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 다양한 시험 평가·분석 시스템을 구축, 국제 수준에 맞는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창성은 이를 바탕으로 컨버전스 시대의 다양한 고객 요구에 부응, 설계 단계부터 기능 금속 분야의 종합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600억 원 매출에 이어 내년에도 30% 증가한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인터뷰]배창환 회장

“자기·전기·열 등 전자기기 작동의 모든 문제점을 금속 소재를 이용해 해결하겠습니다.”

배창환 창성 회장(54)은 금속 소재의 응용 분야는 무한하며 특히 디지털화·멀티미디어화가 진행되면서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제품의 특성을 결정짓는 것이 소재”라며 “고객사들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도록 소재 단계부터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회장은 “80년대 만해도 부품·소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어 사업이 무척 힘들었다”며 “요즘은 소재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국산 소재에 대한 불신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아왔다.

창성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자성코어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도 일본에서 먼저 품질을 인정받았기 때문. 배회장은 “지난 1999년 일본 히타치 에어컨이 우리가 공급한 자성코어 덕분에 에너지 효율 1위를 달성했다”며 “이후 일본 진출이 가속화돼 지금은 자동차·태양광 등 첨단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말했다.

그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다른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사업을 찾다가 소재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죽을 각오로 덤비면 아무리 높은 벽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각오로 일했다”고 회고했다.

배회장은 대학 시절 승마 국가대표를 지냈을 정도로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과 승부욕, 공정한 승부를 존중하는 마음 등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