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세계 CEO 명예전당에의 초대

훌륭한 선장은 폭풍을 만나도 원망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으로 이를 극복해 배를 안전한 곳으로 이끄는 리더라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 70년대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각종 경제지수로나 체감경기로나 어려움 상황임에 틀림없다. 내수 침체가 심화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상실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선 유가 상승과 환율 인하 문제까지 겹쳐 수출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폭풍과도 같은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그래서 지금 국민은 폭풍 속에서 우리 경제를 구해줄 훌륭한 선장들을 갈구하고 있는 터다.

 경제 활동을 각종 기업으로 구성된 한 선단(船團)의 항해에 비유한다면, 우리 경제의 생존은 각 ‘기업 선박’의 생존에 직결되고 결국 그 ‘CEO 선장’들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셈이다. 우리 경제가 이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세계 경쟁의 항해에서 온몸으로 뛰고 있는 유능한 CEO 선장들의 덕분이 아닌가 싶다. 전자·정보통신·자동차 등 몇몇 산업 분야에서 나름대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며 우리나라 경제를 받쳐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해외에서 들려온 한 CEO의 수상 소식은 이와 같은 CEO 선장들의 노력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새로운 감회로 다가왔다. 최근 세계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세계적인 정보통신 분야 산업 리더에게 수여하는 ‘산업리더상(Distinguished Industry Leader Award)’의 차기 수상자로서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CEO가 세계 CEO 명예전당에 초대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IEEE는 175개국에 36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기·전자·컴퓨터 분야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의 학술단체다. IEEE 802 시리즈는 매우 영향력이 있는 정보통신 분야 국제표준으로 잘 알려져 있다.

 IEEE의 통신학회가 담당하는 ‘산업리더상’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탁월한 역량을 보인 CEO들에게 수여되는 매우 권위 있는 상이다. 역대 수상자는 NTT도코모사의 다치가와 게이지 회장(2001년), 시스코시스템스사의 존 체임버스 회장(2002년), 노키아사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2003년), 퀄컴사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2004년) 등 모두 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거물들이었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이들에 뒤이어 다섯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실제로 이 사장은 지난 1996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CDMA 기술을 개발했을 때 CDMA 기술 상용화를 성공시킨 주역으로 이를 통해 한국을 CDMA 기술 종주국으로 격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를 시발점으로 애니콜의 신화를 일으키면서 삼성전자 휴대폰을 세계 최고급의 브랜드로 정착시켜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기도 했다.

 또 이동통신 산업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관련 부품 산업을 동반 육성하고 고용 창출을 확대하는 등 IT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 견인의 선봉에 서왔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정보통신 전문가들의 제4세대(G) 이동통신 논의의 장인 ‘4G 포럼’을 발족하는 등 선도적 기술 발전을 통한 장래 대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개척자 정신과 기술 강국 실현의 집념으로 이기태 사장이 우리나라 경제 선단이 폭풍을 헤쳐 희망의 바다로 나아가도록 선도하는 ‘향도 CEO 선장’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IEEE ‘산업리더상’ 수상을 통해 세계 CEO 명예전당에 초대받은 이기태 사장에게 다시 한 번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 b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