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T839 이끌 두번째 그룹

지난 1년간 실시된 IT839 전략의 선두 주자를 꼽으라면 단연 와이브로와 지상파 DMB다. 와이브로는 통신 분야에서, 그리고 지상파 DMB는 방송 분야에서 쌍두마차처럼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올해에는 본격적인 서비스 및 상용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와이브로와 지상파 DMB의 개발 과정을 지켜보자면 한두 가지 다른 분야와 차별되는 특별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번째 특별한 점은 초기에는 국내에서 표준화가 진행되었다가 그것이 세계적인 표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특별한 점은 두 분야의 기술은 연구소 차원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산업체와 협력해 공동 개발과 제품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차별점을 감안해 IT839 전략과제를 들여다보면 두번째 선두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의 기술이 몇 개 감지된다. 현재의 바코드를 대체할 무선인식 기술인 RFID, 종합 교통정보 시스템인 텔레매틱스, 홈 네트워크에서 사용될 UWB, 초고속 광가입자망의 핵심 기술인 WDM-PON 기술 등이 두번째 선두그룹 후보들이다.

 RFID는 433MHz 또는 900MHz대의 주파수를 이용해 좁쌀만한 크기의 태그에 내장된 각종 정보를 읽어 들여 처리하는 기술로서,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이라고 하는 센서 네트워크와 같이 개발되고 있다. 올해 중에 개발 예정인 휴대폰 내장형 RFID 리더 칩(SoC)이 휴대폰에 장착되면 단순한 물류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변화시킬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컨테이너 물류 사업에 실험적으로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어 역시 산업체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한 기술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GPS를 통한 위치 정보와 각종 무선통신망을 통해 교통안내, 긴급 구난, 원격 차량 진단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각종 기술을 종합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또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콘텐츠가 밑받침돼야 하는 종합적인 기술로서 다양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 능력과 온라인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제공 환경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텔레매틱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제주도의 강력한 지원을 통해 올해에는 일반인도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진가를 맛보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WB는 전파의 세기는 비록 미약하지만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함으로써 근거리에서 고속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전파의 세기가 미약하기 때문에 다른 기기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현재와 같은 포화된 주파수 환경 하에서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현재 CDMA 방식과 OFDM 방식이 국제 표준으로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양자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10m에서 100Mbps급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칩 개발을 올해 목표로 두고 있는데 이것이 개발되면 HD 채널을 무선으로 동시에 5개 이상 보낼 수 있는 용량으로 홈 네트워크 관련 서비스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WDM-PON은 초고속망의 궁극적인 목표인 모든 집안까지 광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FTTH(Fiber to the home)를 저렴한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지난해 12월 링크 시큐리티 기능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산업체가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얼마만큼 저가형 광모듈을 개발하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술 역시 광주시의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지자체 및 산업체와 협동으로 개발는 프로젝트다.

 위에 열거한 분야들의 기술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 어느 것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면서 선두그룹으로 합류할지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IT839 프로젝트는 한편으로는 산·학·연 협동을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외 경쟁은 물론 전자통신연구소 내에, 또 이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통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올해 또 새로운 IT839 프로젝트의 레이스가 시작되고 있다.

◆이재홍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수석전문위원 pcaudio@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