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중·일 SW협력 주도권 확보를

 한국·중국·일본 3국 간 소프트웨어(SW)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리눅스에 이어 전사자원관리(ERP)·업무프로세스(BP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3국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협력이 민간 부문으로 넓혀지는 추세다.

 다국적 기업들이 아시아 SW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일단 관련 업계에는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려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낭보다. 한국이 3국 중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시장 기회가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16억인구의 거대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데다, 최근 경기회복을 발판으로 수요를 넓혀가는 일본도 적극적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마땅히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다. 비록 기술이 앞선다고 하지만, 다국적 기업에 비하면 뒤떨어진다. 그렇다고 일본과 중국처럼 시장이 큰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3국 SW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중국과 일본의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ERP포럼(가칭)’도 사실은 중국 주도로 이뤄졌다. 중국이 일본 업체들과 세팅을 끝낸 후 한국에도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 없이도 양국 협력만으로 포럼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뒤늦게나마 한국의 10여개 ERP업체들이 “포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며 참여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포럼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불분명하다. 또 3국 대표업체들이 만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먹을 파이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는 3국의 SW 협력에 따른 허와 실을 냉정히 따져봐야 할 때다. 특히 한·중·일ERP포럼은 향후 3국 간 SW협력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포지셔닝을 잘 잡아야 한다. 한국이 3국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 SW업체가 산다.

 컴퓨터산업부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