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이 현장에서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리베이트라든지, 인센티브라든지 하는 것들이 보조금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죠. 제대로 된 경쟁을 벌이지 않고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이제 그만 해야죠.” “선발사업자의 불법적인 보조금 지급으로 후발사업자는 망하기 직전입니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요. 좀 더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경쟁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동통신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이 같은 공방을 1년 넘게 들어왔다. 그 사이 이통사들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무는가 하면 한달여씩 유례없는 영업정지까지 당했다. 한편으론 이통시장의 성장곡선이 크게 꺾였다. 올해도 사업자의 매출이나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켜 줄 확실한 신규수익원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지난 해 말부터 이통3사 CEO 입에 자주 오르내린 클린마케팅이 수익성 확보의 유일한 대책인 답답한 상황의 연장이다.
하지만 1년 사이에 변한 게 그리 많지 않다. 새해가 되자마자 1년 전 모습을 그대로 재연했다. 보조금 불법 지급 의혹이 줄줄이 이어졌다. 급기야 줄줄이 법원이나 통신위로 달려가 제재를 요청했다. 결국 통신위가 본격적인 사례조사에 나섰고 오는 31일 회의에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쯤 되면 통신업계에 학습효과가 도대체 있는지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오전에 불법보조금이 지급되면 오후쯤 통신위에 그 내용이 수집된다는 신속한 감시 체제와, 사업자 간 공방을 벌이다가 통신위·법원에 제재를 요청하는 ‘일 처리’ 사이클의 주기가 빨라졌다는 점 정도가 아닐까.
1월 말과 2월 초에 이동통신사업자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SK텔레콤과 KTF는 순이익이 수백억∼수천억원 줄어들고, LG텔레콤은 매출이 성장했지만 경상이익이 전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보조금 공방을 벌이고 결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 전체 시장만 되레 위축되는 악순환을 올해만큼은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왕 벌어진 공방이라도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업계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
IT산업부·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