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성인게임의 세계

겉 옷과 속 옷을 가리지 않고 벗기기 일색이던 모바일 성인 게임에 새로운 소재와 RPG적 요소, 코믹성 등을 가미한 새로운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돈은 되는데 쪽 팔려서 못하겠다’는 인식 때문에 외국 성인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했던 수준에서 이제는 독특한 소재와 아이디어로 무장해 나름 대로의 수준을 갖춘 게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의 음습한 이미지를 벗고 당당히 양지를 지향하는 새로운 모바일 성인게임의 종류와 그 변화추세를 따라가 본다.지난해 말 지오스큐브에서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인 ‘실전 명마’는 출시와 동시에 신개념 성인 모바일 게임을 표방했다. ‘고스톱’ 위주의 천편일률적 성인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실전명마’는 일단 소재가 새롭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 더욱 놀라운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무려 1200마리에 달하는 경주마 정보와 70명의 기수 데이터가 들어있다. 날씨와 트랙 상황 등 경기 변수로 작용하는 요소까지 스크린 경마 수준의 데이터를 수록, 실제 경마와 같은 느낌이 휴대폰을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실제 경주데이터를 분석하고 최근 1년간의 성적을 반영해 실제와 가장 가까운 결과를 보여주는 HRS(Horse-Race Simulation System)는 이 게임의 자랑거리다. 망원렌즈로 당겨 잡은 외곽 경주로 앵글과 넓게 펼쳐지는 안쪽 주로, 그리고 최고 접전 코너까지 실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또 마필의 상태와 경주로의 여건 등을 대폭 수용해 경주마의 능력뿐 아니라 컨디션을 고려한 고도의 예측 경마는 한번 잡은 휴대폰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야구와 테니스에서 스노보드와 최근의 골프까지 레저 스포츠가 모바일 게임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레저스포츠 모바일 게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더욱 실제 같은 느낌이 줄 수 있느냐이다. ‘실전명마’ 역시 휴대폰 게임이지만 실제 경마의 흥분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가미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말을 키워 다른 사람과 대전을 벌이는 세미 네트워크 방식이다. 마구간에서 육성한 나의 경주마를 이용해 네트워크로 타인과 대결한다. 나아가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매달 열리는 대상경주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배팅하는 경마에서 참여하는 경마까지 끝없는 재미가 보장돼 있다.

네트워크 게임은 이미 ‘삼국지 무한대전’으로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타인과 겨루는 재미는 실제 돈을 주고 받지 않아도 맛볼 수 있는 그 이상의 짜릿함이다. 자신의 말을 키워 다른 사람의 말과 경주하는 ‘실전명마’가 ‘삼국지 무한대전’에 이어 모바일 성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도약할지 관심사다.

인기 만화 ‘영심이’의 작가이자 현재 경마 예측가로 맹활약 중인 만화가 배금택씨가 포스터 디자인 및 그래픽 감수를 맡아 또 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유명 만화가가 모바일 게임의 메인 포스터 디자인을 맡은 것은 이 게임이 처음이다.성인 모바일 게임은 미소녀 연예시뮬레이션이라 분류되는, 성을 소재로 한 에로틱 장르와 포커, 고스톱 등 겜블류가 주류를 이룬다.

이오리스에서 선보인 ‘모바일 동급생’은 90년대 최고의 성인 연애게임 동급생 PC버전을 모바일로 이식해 마치 PC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지난해 초 높은 인기를 누렸다. 연애시뮬이 갖춰야할 교과서적인 캐릭터인 쭉쭉빵빵 미녀와 여자라면 누구나 혹하는 카사노바 남자가 등장한다.

연애시뮬의 게임 주제는 ‘멋진 누님(여자 친구)을 내 것으로 만들자’거나 ‘그녀의 모든 것(?) 속속들이 파악한다’는 등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본 성인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학교 배경의 교복 입은 소녀나 퀸카, 모델, 명기 등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여자를 꼬셔 특정한 목적을 이루는 것이 게임의 미션이다.

중간 중간에 ‘러브 맛사지’처럼 진동을 이용한 특이한 종류도 나왔지만 ‘그녀의 빤쥬, ‘속옷 따먹기’ 등 퇴폐적인 분위기의 성적 소재와 주제는 거의 변치 않고 있다. 단지 코믹성을 가미한다거나 게임 진행에 색다른 아이디어를 채택한다는 점, 그리고 잘생긴 외모의 캐릭터도 약간은 개성있게 변하고 있다는 점 등이 달라진 요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성적인 목적을 달성하고 전반적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점은 변함 없는 추세다.최근 명품을 미끼로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여성을 상대로 옷 벗기기 게임을 진행하는 일본 성인 콘텐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성인 모바일 게임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성인 고스톱류 역시 대부분 여자 옷 벗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기타 장르에서도 벗기기는 최고의 소재다. 이러한 벗기기를 벗어나 획득 포인트로 고품격(?) 사진과 그림을 감상한다거나 필요한 건강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의 게임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에서 개발한 ‘조선맞고상열지사’는 조선 시대을 배경으로 만든 정통 성인 맞고 게임이다.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상대를 파산시켜 각 상대가 지닌 고유의 특수기술을 습득하거나 고품격 춘화도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 모드에서 습득한 특수기술을 이용해 ‘한방모드’로 넘어가 최다연승과 최고금액을 만든 후 다른 유저와 직접 겨뤄 볼 수 있다. 상대를 꺾으면 역시 다양한 특수기술을 입수할 수 있지만 단 한판만 져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