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IT제품 제값 못받는다-원인과 대책

`한국 IT수출기업 브랜드 키우기와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

 KOTRA가 24일 내놓은 ‘한·중·일 주요 수출품목의 대세계 수출단가의 변화 비교’ 보고서에서 읽을 수 있는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수출품의 위상과 과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폰·노트북PC·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레이저프린터·모니터·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12개 주요 수출 상품 중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수출단가가 일본의 절반 수준이거나 그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기술력이 한참 뒤져 있을 것으로 여겨 온 중국산 제품과도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그나마 냉장고 1개 품목이 일본보다 수출단가가 높은 정도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효자품목으로 부상한 IT제품의 기술력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전략의 시급성을 잘 보여준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출 전략도 이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중심에서 탈피, 브랜드 파워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강한 독자 브랜드 정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휴대폰·HDD·레이저프린터 일본의 42·23·14% 수준=휴대폰의 경우 국산 제품과 중국산은 지난해 수출단가가 2000년에 비해 각각 7.7% 증가(114달러)와 16.4% 감소(97달러)를 기록하는 등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추이를 나타냈다. 2000년 159달러에서 지난해에 268달러로 급상승한 일본산 제품과 대조적이다. 결과적으로 해외에서 국산 휴대폰 가격은 일본 제품의 42%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HDD와 레이저프린터는 더욱 심각하다. HDD는 지난해 국산 제품이 46달러에 머문 반면 일본산 제품의 단가는 203달러로 4.4배에 이른다. 레이저프린터 역시 지난해를 기준으로 일본산 제품(1791달러)이 국산 제품(251달러)보다 7.1배 높게 나타났다.

 ◇LCD모니터는 가격 경쟁 치열=LCD모니터는 국산 제품과 일본산 제품 모두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반면 중국은 수출단가가 상승해 3개국 제품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산 제품과 중국산 제품, 일본산 제품이 각각 234달러와 256달러, 240달러를 기록하는 등 향후 LCD 모니터의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냉장고는 국산이 우위=용량 400ℓ를 초과하는 가정용 냉장고는 국산 제품과 일본산 제품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중국산 제품은 주춤했다. 특히 냉장고는 유일하게 국산 제품(497달러)이 일본산 제품(429달러)보다 수출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수출단가 저하의 원인과 대책=전문가들은 국산 제품이 일본산 제품에 비해 수출단가가 낮은 이유로 브랜드 인지도의 부재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은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마진이 낮은 OEM 방식으로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성필 KOTRA 통상전략팀장은 “일본은 높은 기술력과 품질 그리고 꾸준한 브랜드 강화를 통해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단가가 낮은 OEM 수출 방식을 탈피해 자가 브랜드를 통한 가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