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국 영화·연예·미디어그룹인 월트디즈니사와 콘텐츠 사용에 관한 계약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영화제작사 싸이더스픽쳐스를 인수하기 위한 이사회 결정은 내달로 연기했다.
20일 KT 관계자는 “월트디즈니와 콘텐츠 공급 계약과 관련해 협상중”이라며 “하지만 계약 형태나 조건 등에 대해선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KT는 그동안 월트디즈니 출신 안홍주 팀장을 영입, 월트디즈니를 포함해 5대 해외 메이저와 판권 계약을 추진해왔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위해 해외 메이저 업체와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대외적으로 공표할 만한 계약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KT는 또 당초 오는 28일 열릴 정기이사회에 200억∼300억원을 들여 싸이더스픽쳐스를 인수하는 안을 안건으로 상정, 가부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내부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다음 이사회로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측은 “사안이 중요한 만큼 신임 사장의 취임에 즈음해 결정, 발표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KT 안팎에서는‘내부 의사 결정의 혼선’이 그 배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전략실 콘텐츠전략팀과 출자관리팀을 주축으로 세부 실사와 매각 금액 협상까지 거의 완료했지만 담당 임원이 일신상 문제로 최근 자리를 바꾼데다 사장 선임 등을 이유로 판단을 차일피일 미뤄온 것.
무엇보다도 KT 일각에서는 투입 자금에 비해 성과가 확실치 않은 지분 인수보다는 펀드 참여 등 우회적 방법으로 콘텐츠를 확보하자는 주장을 다시 펼치면서 최종 의사 결정이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KT 한 임원은 “내부 역량상 콘텐츠 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영권 없이는 핵심 콘텐츠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장기적 전략 마련에 한계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실사와 금액 협상까지 진행한 상태에서 의사 결정 구조를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안하겠다는 뜻 아니겠냐”면서도 “월트디즈니 등 국내외 업체와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직은 KT의 행보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