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컴퓨팅이 온다](3)모빌리티 디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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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무실에서 노트북PC가 데스크톱 PC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영업직 등 외부 이동이 많은 직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노트북PC는 이제 내근직 직원은 물론 기업체 주요 임원진의 책상에도 자리잡고 있다.

 KTF는 영업직은 물론이고 내근직까지 1600여명 직원 대부분이 업무용으로 노트북PC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1년말 데스크톱PC를 노트북 PC로 대체하기 시작해서 2002년 6월까지 1차 교체를 마쳤다. 현재 직원들의 노트북 보급률은 95%에 달한다. KTF는 내년에 노트북 PC 교체주기 도래에 맞춰 전 직원에게 보다 업그레이드된 노트북PC를 지급해 업무 환경을 모바일 컴퓨팅 환경으로 더욱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KTF 박상호 과장은 “내근 직원도 회의실을 벗어나거나 테스크포스(TF)에 참가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 노트북 없이는 업무 처리 속도가 매우 더딜 수밖에 없다”며 “노트북PC 보급으로 외부 이동중에도 사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고객 문의에 응대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업무를 확인 및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전문업체 오티스·LG는 지난해부터 희망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트북PC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전체직원 2600여명 가운데 90% 이상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 김길수 차장은 “노트북을 회의실에 들고가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도 있고 준비된 자료를 AS현장에 직접 가지고 나갈 수도 있다”며 “가정에서도 일부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노트북PC로의 교체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팬택앤큐리텔·KT 등 IT기업은 물론 산업은행·농협 등 금융권, 현대중공업 등 일반 제조업체까지 거의 모든 산업체에서 노트북PC 보급률과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아예 1만여명의 모든 컨설턴트에게 노트북PC를 지급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사무실 책상에서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하던 데스크톱PC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모바일 기능, 이동성을 갖춘 노트북PC가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다.‘모빌리티(이동성)’를 강조하면서 노트북PC를 지급하고 개인 책상까지 치우는 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외부에서 활동하던 직원들이 회사에 들어올 경우 이들은 개인 사물함과 공용의 원탁을 이용해 업무를 보게 된다.

 노트북PC 수요는 전체 PC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중이다. 아직은 노트북PC 보급률이 낮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의 입지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노트북PC는 업무 처리가 빠르다는 장점에다 기업들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모바일 환경으로 급속히 변화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노트북PC 보급이 크게 늘어난 데는 역시 보급형 제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노트북PC 시장의 ‘저가 열풍’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것. 여기에 데스크톱PC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노트북PC를 찾는 고객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국내 노트북PC 시장은 지난 1분기 23만9031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8만대보다 5만대 가량 늘어난 규모다. 노트북PC 수요는 지난해 1분기 18만7035대, 2분기 13만8002대, 3분기 14만2112대, 4분기 14만8987대 수준에서 올 1분기에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섰다. 반면 데스크톱PC는 이미 성장세가 꺾여 지난 2002년 이후 큰 변화없이 분기별 60만대 수준을 오르내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HP 권형준 차장은“가격뿐 아니라 노트북PC의 강점인 모빌리티 기능이 주목을 받으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기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낮춘 노트북PC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노트북PC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이용률은 크게 뒤떨어져 있다. IDC에 따르면 일본의 노트북PC 비중은 49.5%에 달해 데스크톱PC 추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노트북PC 판매 비중이 이미 53.3%를 기록, 처음으로 데스크톱PC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PC 시장에서 노트북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서는 데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보급률과는 무관하게 국내 노트북PC 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성건 인텔코리아 이사는“모바일 업무 환경의 장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모빌리티 노트북PC 수요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현재 보급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있어요

스마트폰이 모빌리티 구현의 새로운 디바이스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은 PC와 휴대폰을 결합한 컨버전스(융합) 제품으로, 휴대폰의 이동성과 PC의 편의성을 모두 갖추고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디바이스로 급부상중이다.

 특히 PC 진영의 윈텔(인텔+마이크로소프트) 동맹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스마트폰의 진화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 무선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 규모를 넘어 모바일 근로자를 위한 씬클라이언트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오는 2006년 스마트폰 시장은 75만대에 육박하는 반면, 무선 PDA는 15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이 △확장형 HTML을 지원해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을 통해 현재 애플리케이션의 간단한 `소형 스크린`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고 △클라이언트 사이드의 개발 없이도 전화로 액세스가 가능하며 △운영 비용이 매우 저렴해 데이터 비용이 없는 WiF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2005년에 출시되는 등의 이유를 들어 모빌리티의 씬클라이언트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운영체계(OS)와 인텔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팬택의 노순석 상무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위해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스마트폰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함에 따라 기업은 물론 개인의 모비리티 구현이 앞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세계 스마트폰의 기술을 주도할 정도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기업들이 도입만 서두른다면, 스마트폰을 통한 모빌리티 환경을 주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격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50∼100만원대의 고가 디바이스지만 오는 2008년에는 30만원 정도로 떨어져, 기업들이 큰 부담없이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비교적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적은 양의 데이터와 수백 바이트 정도의 아웃풋 데이터와 관계있는 기업 내 사용자 등이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재고정리를 위해 많은 매장 직원들이 투입되는 유통이나, 공항·병원 등 지사가 많은 기업, 넓은 지역을 커버하지만 무선LAN 범위를 벗어나서 일해야하는 교통경찰, 수질검사요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