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통신업계는 단말기 보조금으로 시끌시끌했다. 내년 3월까지 한시법으로 돼 있는 보조금 금지 법조항을 정보통신부가 연장할 것인지가 소란의 핵심이었다. 정통부는 내심 법의 시효를 연장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대신 정통부가 금지 조항을 2년 추가 연장하고 장기 이용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보완책을 추가해야 한다는 소문이 마치 진실처럼 퍼졌다. 사업자들은 소문 내용에 대한 자사의 견해를 내는 촌극을 벌였다. 하지만 이 내용을 담은 몇 차례 보도에 대해 정통부는 모두 해명자료를 내고 전면부인했다.
기자가 12일 국회에서 만난 정통부 담당자들은 여전히 여러가지 안을 마련하고 있을 뿐이고 그 안들도 검토 과정에서 워낙 바뀌고 있어 방향이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통부는 심지어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거론되고 있으며 실재하지 않는 문서가 보고된 것처럼 얘기되는 것을 문제삼아 감사관실이 내부 경위파악까지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쯤되면 정통부와 정통부를 둘러싼 주변의 ‘진실게임’이 무대를 독차지한 것처럼 보인다. ‘보고서가 실재하는가’ ‘정통부가 정책방향을 정했는가’, ‘이를 장관에 보고했는가’ 등이 진실게임의 소재로 등장했다.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진실게임은 정통부가 경위파악을 마치고 진대제 장관이 귀국할 때까지 연장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 규제문제는 정책이슈가 돼야지 진실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이해관계자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만큼 보조금 문제를 손대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끝까지 방침을 내놓지 않고 진실게임으로 국면이 흘러가는 것을 내버려둔다면 이는 정부의 할 일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한 편에선 조금씩 정통부의 ‘부처 간 협의의 어려움’ ‘의원입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하소연이 들려오고 있다. 기자가 만난 한 정통부 관계자는 “결론이 나지 않을 토론으로 보조금 문제를 결정하자는 얘기는 다시 말해 규제를 하지 말자는 얘기”라거나 “원래 제대로 된 법은 의원입법으로 만들어지는 법”이라는 말까지 했다. 정통부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 진실게임 그 자체보다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방침을 정리해 내놓을 때가 된 듯하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