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업계의 새로운 거물로 떠오른 엔텔리젼트 권준모(42) 사장. 그가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게임업계 이력도 횟수만큼 다양하다.
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던 그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선배 교수의 추천으로 공연윤리 위원회 게임심의를 맡으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게 됐다. 결국 그 인연이 계기가 돼 최근 권 사장은 명예와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버리고 모바일 게임회사의 대표직에 올인했다.
2001년 9월 경희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설립된 엔텔리젼트를 모바일 게임업계의 기린아로 키운 권 사장의 능력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권 사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게임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엔텔리젼트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도 아이디어가 풍부한 업체로 소문나 있다. 그동안 이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 대부분이 독창성을 바탕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엔텔리젼트의 초기 ‘대박’게임이라 할 수 있는 ‘대두신권’을 비롯, ‘삼국지 영웅전’, ‘무한대전’ 등이 그렇다. 이중 특히 ‘무한대전’은 기존 네트워크 게임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며 모바일게임 업계에 네트워크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엔텔리젼트가 아이디어로 승부하게 된 배경에 권 사장이 있다. 권 사장은 게임회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이 개발될 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직원들을 붙잡고 늘 이같은 생각을 피력했고 창의성이 높은 게임이 그 결과물로 나타났다.
권 사장의 아이디어 승부수는 시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엔텔리젼트를 일약 모바일 게임업계의 거목으로 성장시켰다. 권 사장은 아이디어를 높이기 위해 합리적 경영을 추구한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 운영에 대한 불만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죠. 이제 직원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적절하게 응용할지가 요즘 고민입니다”
# CEO로 변신 성공
권 사장은 얼마전 대학 강단을 떠나 전문 경영인이 됐다. 그래선 인지 권 사장은 자주 권 교수로 불린다. 직원들이 일 추진을 잘못했을 경우 교수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일은 권 사장이 교수와 사장을 겸할 때 종종 발생했다. 이와함께 두가지 일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가 됐다.
권 사장이 교수직을 그만두려 하자 주변에서는 ‘절대로 안된다’며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무모하다고 주변 사람들은 그를 설득했다. 그러나 권 사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상반기 강의를 끝으로 강단을 떠났다.
그는 교수직 사임과 함께 자신이 CEO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교수가 회사를 운영할 경우 대부분 안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본 권 사장은 우선 자신부터 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의 운영 투명성을 보장했고 직원들을 가르치려는 버릇(?)을 바꿔 함께 고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권 사장은 자신의 의지를 직원들과 관련 업계에 행동으로 보여줬고 그는 이제 CEO로써 인정받는다.
# 넥슨과의 시너지 십분 활용 시장 키울터
권 사장은 지난 5월 엔텔리젼트를 넥슨에 합병시켰다. 회사를 좀더 키우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그는 회고한다. 넥슨의 자회사가 된 엔텔리젼트는 기존보다 더 활기에 차 있다. 많은 개발사가 안고 있는 개발비, 마케팅에 대한 부담 등이 적어지면서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사장은 합병전보다 더 큰 문제를 떠안게 됐다고 토로한다. 어떻게 하면 넥슨과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크다. 넥슨이 갖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바일로 재생산하는 방안을 그는 늘 생각하고 있다.
기존 많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이 방법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유저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지켜봤던 권 사장은 모바일에서도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둬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카트라이더 멤버샵’을 운영한 것도 이의 일환이었으며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가 이처럼 넥슨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정체된 모바일 게임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이 보유한 유저층을 10%만 모바일게임으로 흡수해도 성장을 멈춘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그는 생각하고 있다.
“넥슨이 보유한 콘텐츠들은 유저들에게 파괴력이 있죠. 이를 잘 활용하면 정체된 모바일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 어떻게 해야 예전에 나왔던 형태의 네트워크 게임이 아닌 유저들이 좋아할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죠”
그는 현재 모바일게임 업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정체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그는 적극 나설 계획이다.
# 업계 정화 적극 나서겠다
권 사장은 이와함께 업계 정화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정체성 이외에도 모바일 게임업계가 보유한 여러가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자뻑’, ‘불법 다운로드’, ‘불공정 경쟁’ 등이 그가 지적한 문제점들이다. 그가 이런 문제를 꺼내는 것은 현재 모바일 업계에서 가장 맏형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협회에서도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가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주변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는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문제가 모바일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가 생각하는 것은 모바일게임 리딩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것이다. 이후 중소 모바일게임 업계까지 정화운동에 동참시킬 계획이다.
“그래도 업계 맏형이 하자는데 안 따라 오겠어요.(웃음) 업계에서도 정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이 문제 해결에 노력할 겁니다. 지켜 봐 주십시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