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만원만 내면 무제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무선데이터 요금 많이 나오시죠? 월 3000원 화이트 요금제를 선택하시면 일정 금액까지 무제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액요금제는 일종의 유혹과 같다. 정액요금제를 광고하는 전단과 텔레마케터의 홍보에 솔깃하지 않은 이용자가 없을 정도다. 통신요금이 가계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이용자들은 거부감 없이 선뜻 ‘정액제’ 가입에 동의한다.
그러나 정액제는 이용자들이 모르는 함정이 숨어 있다. 잘못쓰면 ‘독’이 되는 서비스라는 얘기다.
◇정액제, ‘민원의 주범’=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동통신 부당대금 청구로 접수된 259건 중 45%가 정액제 요금과 무선인터넷 사용료에 관한 민원으로, 정액제는 통신 민원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정액제는 한도가 정해진 요금제이지만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는 함정이 숨어 있다.
통신위원회는 최근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가 운영하는 청소년요금제가 정액 상한요금 초과로 부과되는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내렸다. 요금 민원이 늘어남에 따라 정액제 관련 추가 조사에도 착수했다. 무선인터넷 정보이용료와 수신자부담서비스가 추가 부과되는 것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용자 대부분은 한도가 차면 ‘충전제’를 이용하거나 1588, 1566 등의 수신자부담서비스를 통해 통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정에서 쓰는 집 전화 정액요금제도 함정이 있다. KT 등이 한시적으로 판매한 시내·시외전화 정액제도 전국대표번호, 평생번호 등 지능망서비스는 정액 요금과 별도로 과금된다. 이동통신사들이 만든 데이터 요금 정액제도 한도가 넘어서면 추가로 요금을 부담(할인 있음)하는 사실상 ‘부분 정액제’ 상품이다. 이용자들이 혼돈할 수 있다.
◇사업자 ‘요금대로 쓰지 않는다’=이용자들이 정액제와 관련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가입 기간 내내 한도 이상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업자들은 월 2만원의 월정액을 가입하고 무제한 통화를 보장한다고 봤을 때 이용자들이 일년 내내 2만원 이상의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한다. 시내전화 정액제 역시 절반 가까운 가입자가 실제 통화량보다 많은 요금을 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인터넷전화회사 대표는 “이용자들이 정액제 가입 이후 최대 5개월까지는 요금을 초과해 쓰다가 이후에는 시들해져 결국 수지를 맞추고 장기 가입자의 경우 이익을 남긴다”며 “사업자와 이용자들에게 모두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전화(소프트폰) 사업자들이 정액 요금제로 이용자들을 모아 실제로는 서비스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컸으며, 070 인터넷전화도 일부 사업자가 ‘정액제’를 비즈니스모델로 삼고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정액제에는 요금제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이 제대로 이용약관을 알려주지 않아 함정이 존재한다”며 “소비자들이 합리적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