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원격검침시스템(AMR·Automatic Meter Reading system)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관련 시스템의 도입은 효율성과 시스템 개발업체의 기대에 비해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원격검침은 원격지에서 실시간으로 전기·가스·수도 등의 사용량을 검침하는 기술이다. 검침원이 방문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일을 통신기술과 첨단 기기로 대체하면서 검침의 정확성을 높이고 측정 시간을 단축하는 등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향후 크게 부각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지그비·CDMA 등 다양한 기술 접목= 위지트·누리텔레콤·미텍 등이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한 원격검침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위지트는 전화선과 전용선 등 유선과 RF와 CDMA 등 무선기술을 모두 적용한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검침지역의 특성에 따라 통신 방식을 다양하게 지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누리텔레콤은 최근 근거리 무선통신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그비를 원격검침에 도입했다. 정병걸 누리텔레콤 이사는 “일 대 일 통신이 필요한 고압부분에는 전화선이나 CDMA 방식을, 하나와 여러 센서간 연결이 필요한 저압 분야에는 지그비를 적용하면서 통신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라고 말했다.
미텍은 검침값 자체를 디지털로 측정하는 원격검침계량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부천시가 선정하는 기술평가 최우수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재수 미텍 사장은 “기존의 계량기가 아날로그 검침값을 디지털로 재입력하면서 범할 수 있는 작은 오류까지 잡아낼 수 있는 것이 회사 제품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전기·가스에서 디지털 홈까지= 전기·가스 분야에서 시작한 원격검침 시스템은 디지털 홈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전은 100kw 이상 산업용 전기 원격검침 분야 12만대(검침기 기준)는 구축을 마쳤으며 제주도에서 가정용 시범사업까지 진행했다. 도시가스협회도 지난해 5만대의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5만대를 시작으로 본사업에 착수했다. 원격검침사업은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SK텔레콤 컨소시업이 추진하는 디지털홈 분야에도 포함돼 있다. 원격검침 개발업체들도 한전·가스공사 등 중심에서 대형 아파트·건설사 등 민간 분야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누리텔레콤은 지난 3월 태국 지방전력청(PEA)에 처음으로 원격검침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신뢰성·경제성 확보로 조기확산 유도= 제품 개발 속도와 높은 기대 효과에 비해 원격검침의 확산은 더딘 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전력 김경수 과장은 “원격검침기 교체에 따른 경제성을 검토해야 하고 신뢰성이 생명인 분야인 만큼 제품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필수적”이라며 “여러 유선이나 무선, 또 전력선통신(PLC) 등 다양한 기술 가운데 최상의 선택을 해야한다는 문제 등으로 원격검침 본격 도입이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원격검침 업계의 한 사장은 “도입 주체들이 대부분 민간기업이 아닌 공기업 성격을 띠면서 빠른 도입 보다는 인력조정 문제와 타당성 검토 등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며 “원격검침 분야는 국내 IT기술을 토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해외 진출도 가능한 분야로 보다 적극적인 도입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