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월정액 3000원 P2P 유료화제시…저작권단체들 "그정도론 안돼"

양측 합의해도 이익 배분 어려워 난항 예고

소리바다(대표 양정환)가 월정액 3000원의 P2P 유료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권리자와는 기본 의견 차이가 너무 커 이번 제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소리바다 중심의 P2P 유료화 논의는 장기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소리바다는 최근 △월정액 3000원 △무허가 저작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기술 장착 등을 골자로 하는 유료화 방안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제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음악저작권협회는 소리바다의 제안을 놓고 이날 관련 단체와 회의를 했지만 부정적인 견해가 주류를 이뤘다. 권리자들은 P2P 유료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의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현격한 기본 견해 차이=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소리바다의 제안 자체가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다는 주장이다. ‘P2P 무단 공유가 만연하는 현실보다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했다는 소리바다와 달리 ‘P2P 특성을 제한하더라도 근원적인 유료화를 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윤성우 음제협 법무실장은 “소리바다는 개개인이 P2P에서 공유하는 콘텐츠 중 권리자들이 요청하는 콘텐츠만 필터링으로 걸러내겠다고 하지만 이는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적법한 유료 서비스가 되려면 허락받은 콘텐츠만 보호 기술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리바다 처지에서 이 조건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양정환 소리바다 사장은 “개인의 사적인 파일을 공유하지 못하는 P2P는 이미 P2P가 아니다”라며 “그럴 바엔 일반 음악 사이트처럼 중앙 서버에 파일을 올려서 판매하지 뭣 하러 P2P 방식을 고수하나”라고 반문했다.

 ◇합의 후에도 문제=물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처럼 전향적인 의견도 있다는 점에서 최종 합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임학연 음악저작권협회 팀장은 “세부적인 논의는 필요하지만 ‘소리바다의 제안을 처음부터 배제하지는 말자’는 게 권리자들의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합의 후에도 문제는 있다. 현 모델로는 소리바다 월 매출에서 일정액을 음악 신탁 권리 단체에 지급하는 단순 정산은 가능하지만 단체가 이를 개별 권리자들에게 적절히 배분하기는 힘들다. P2P에서 어떤 곡이 많이 이용됐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유료화를 해도 ‘실제 권리자’가 아닌 ‘단체’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만 듣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한 달만 듣는 대여 개념의 월정액제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월 3000원에 모든 곡을 영구소유할 수 있는 소리바다의 월정액제 모델이 합의에 이를 경우 타 음악 서비스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포괄적 합의가 중요=이해 당사자별로 극단의 생각을 지닌 P2P 유료화 문제는 더욱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포괄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런 점에서 소리바다를 제외하고 P2P 유료화 논의의 또 다른 중심이 돼야 할 여타 P2P 업체가 눈치만 보고 있어 문제다.

 권리자 측은 “소리바다와 몇몇 P2P 업체를 제외하고 나머지 P2P 업체들은 권리자들이 원하는 방식의 유료화에 적극 협조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자신있게 말하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P2P 유료화 논의가 음악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음악 전문 P2P인 소리바다만 급할 뿐 영화나 프로그램 공유로 돈을 버는 여타 P2P 업체는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게 당연하다”며 “소리바다만 잡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