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영어, 영어, 영어

초등학교 6학교 당시 친구들과 탁구를 하는데 점수를 본 한 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단어를 외치기 시작했다. ‘$$$틴, $$$$틴….’ 중학교 입학 후에야 그 친구가 외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영어 수업시간. 처음 접해 보는 영어인지라 ‘통’ ‘통’ 하는 소리만 들렸다. 수개월이 지나도 우리 교실에서는 계속 ‘통’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평균점수는 영어과목이 좌지우지했다. 이런 와중에 독일어까지 배웠다. 지금껏 기억하는 것은 ‘Ich liebe dich’뿐.

 대학교에 입학한 뒤 최신 영어 랩 시설에서 영어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교수님은 “자네 지금 독일어하고 있나. 발음이 왜 그래?”라며 교과서를 읽는 내 발음을 지적하곤 했다.

 회사 입문교육시 난생 처음 ‘토익’이란 시험을 보았다. 평균은 됐다. 부서 배치 후 다시 토익을 보라고 했다. 입문교육 때 본 시험은 약식 시험이라나. 시험시간은 무려 7200초. 기준 점수를 초과했더니 부서장이 저녁을 사주었다.

 회사 5년차, 대리 시절. 우리 부서에 미국인 업무고문이 1년간 있었다. 그와는 매우 친했다. 1년간 딱 10번 그저 ‘Hi, yes, no, good’ 등의 대화를 했을 뿐이지만….

 이것이 내 인생에서 끊임없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던 영어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내일은 어떨까. 영어 숙제를 도와 달라는 딸아이와 함께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영어일기·수필뿐 아니라 문법에 대해 가르쳐 주려면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아마도 영어 공부하는데 딸아이가 외출하면 어쩌나 걱정할 날이 오지 않을까.

 영어는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지금도 어렵기만 하다. 그렇게도 영어공부를 하고 시험을 봐왔건만. 일상적인 외국인과의 대화는 그럭저럭 한다고 해도 업무상의 전문적인 대화는 통역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의 업무영역이 외국인과는 거의 마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있다. 나의 미래를 ‘영어’란 놈이 붙잡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퍼스텍 김영근 부장 ygkim@firstec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