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G2005 시즌3 결승 전망

한국·중국·미국·유럽 등 전세계 4개 권역의 프로 중의 프로들이 참가해 펼쳐지고 있는 e스포츠 메이저리그 ‘WEG2005(World eSports Games)’ 3차 시즌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독무대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세계 e스포츠 공식대회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 부문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Project_kr’이 결승에 올랐고, ‘워크래프트3’에서는 한국 선수 간에 챔피언 결정전이 벌어진다. ‘워크래프트3(이하 워3)’에서는 재차 한국의 강세를 확인했고, ‘카스’에서 한국 FPS의 숨은 실력을 화려하게 드러낸 이번 WEG2005 3차 시즌 대단원 막이 내려지는 결승전은 오는 11일과 12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의 ‘수도강철체육관’에서 열린다.

지난달 말 열린 ‘WEG2005 시즌3’ ‘카스’ 경기 4강전에서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한국의 ‘Project_kr’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스웨덴의 강호 ‘Nip’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또 이에 앞서 벌어진 ‘워3’ 4강전에서는 김동문이 스웨덴의 비요른 오드만을 꺾고, 천정희는 같은 한국선수인 노재욱을 잡아 결승에 진출했다. 이에따라 이달 11일 열릴 베이징 결승전에서 ‘워3’는 한국 선수 간의 패권다툼으로, ‘카스’는 ‘한-중’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 한국 FPS의 숨은 저력 과시

먼저 지난 27일 ‘카스’ 준결승전에서 WEG 시즌 처음으로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금까지 카스 한국 대표팀이 세계무대에서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 ‘WCG 2004’에서 메이븐크루(현 루나틱하이)가 기록한 3위가 최고 성적이다.

‘Project_kr’과 스웨덴 ‘NiP’간의 대결은 첫 경기부터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Project_kr’은 연장 전반을 2대1로 앞서고, 후반에서도 2대0으로 승리해 초반 기선제압에는 성공했으나 2경기에서 ‘NiP’의 거센 반격에 밀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한국인 특유의 투지와 뒷심을 발휘해 남은 3경기를 세트스코어 16대3이라는 압도적인 점수차로 이겨 영광의 베이징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 진출 확정후 ‘Project_kr’은 “본선 첫 경기에서 한 번 붙어본 팀이라 스타일을 잘 알고 대처할 수 있었다. 1경기와 3경기를 무조건 따낸다는 전략이었는데 1경기에서 이겼을 때 결승 진출을 예감했다”며 “사실 처음에는 강팀이 너무 많아 4강까지를 목표로 했는데 이제는 목표를 바꿔 우승이다”고 말했다.

앞서 벌어진 또 다른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다크호스 ‘wNv’가 노르웨이 강호 ‘Team 9’을 맞아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는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 결승전에서 중국의 ‘wNv’와 맞붙게 된 것과 관련해 ‘Project_kr’의 리더 유영환 선수(24)는 “ ‘wNv’는 팀워크가 좋고, 한점을 따도 서로 환호하며 상대의 기를 꺾는 파이팅이 좋은 팀”이라 분석한 후 “ ‘wNv’와 인페르노 맵에서는 이미 붙어봤기에 그 맵에서 만큼은 이길 자신이 있다. 우리팀보다 조금 더 일찍 중국으로 들어가 연습한다는 점이 신경쓰이지만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기에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워3’ 챔피언 따논 당상

‘워3’ 부분은 2차 시즌 준우승자 김동문과 만년 4강멤버라는 징크스를 갖고 있는 천정희가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5판 3선승제로 치러진 4강 경기에서 김동문은 스웨덴의 비요른 오드만을 맞아 먼저 1승을 따내며 심리적인 우위 속에 경기를 이끌어나갔고 이후 밀고 밀리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김동문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며 3대1로 이겼다.

지난 2차 시즌에 이어 두번째 결승 진출인 그는 “지난 시즌이 너무 아쉬웠다. 좀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좋고 한 번 밟았던 무대이기에 긴장하지 않고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천정희는 노재욱과 5경기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첫 결승 진출의 영광을 차지했다. 노재욱에게 1승을 먼저 내주고 3경기 마저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으나 나머지 2경기를 내리 따냈다. 그는 “그 동안 4강전에서 탈락하는 징크스가 있었다. 첫 경기에서 졌을 때 다시 그 징크스가 떠올랐지만 2대 1로 밀리고 있을 때 마인드 컨트롤에 주력하면서 역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문이 형을 꼭 이겨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3차 시즌의 또 다른 경향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 선수들의 초강세다.

‘워3’의 경우 장재호를 앞세운 한국과 중국이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카스’의 경우 전통적으로 유럽, 특히 북유럽의 강세가 돋보였던 종목. 지난 1, 2차 시즌 역시 노르웨이와 스웨덴팀이 우승을 차지한 점도 그렇다.

대회 초반만해도 한국의 ‘Project_kr’은 스웨덴과 미국팀에 분패하며 ‘카스’ 종목에 대한 전망을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만들었고 중국의 대표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Abitstrike’ 역시 핀란드의 ‘Serious’와 노르웨이의 ‘NoA’에 모두 패했다.

하지만 아시아 ‘카스’팀의 선전은 8강전부터 시작됐다. 8강 팀은 중국의 ‘wNv’, 노르웨이 ‘NoA’와 ‘Team9’, 한국의 ‘Project_kr’, 덴마크의 ‘Asylum’, 핀란드의 ‘Serious’, 스웨덴의 ‘Nip’, 스페인의 ‘x6tence’ 등으로 한국과 중국 1개팀을 빼고는 6개팀 모두가 유럽이었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팀은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결국 아시아 두 팀이 결승에 함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결승전은 1만석 규모의 ‘수도강철체육관’서

‘WEG2005 시즌3’의 결승전과 3~4위전은 중국 베이징 ‘수도강철체육관’에서 오는 12월 10일~11일 이틀 간 치러진다. WEG를 운영·기획하는 월드이스포츠게임즈(대표 정일훈 www.theweg.net)에 따르면 수도강철체육관은 프로농구팀을 보유한 수도강철(한국의 포항제철과 유사한 기업) 농구팀 홈구장으로 1만석의 관중석을 비롯해 미국 NBA ‘휴스턴 로케츠’의 중국 방문 친선경기가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WEG는 대회 개최 허가와 경기장 대여 등 제반 준비를 끝내고 중국 역사상 가장 완벽한 e스포츠 대회를 치르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10일에는 개막식에 이어 ‘워3’ 3~4위전과 결승전, 그리고 11일에는 ‘카스’ 3~4위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결승전은 GTV(중국), KM, MBC게임, 아리랑TV 등을 통해 중계 방송될 예정이며 결승전에 앞서 중국e스포츠발전센터 테이프 컷팅식과 WEG조직위, 중국e스포츠발전센터, 북경디지털엔터테인먼트산업기지간의 전략적 제휴 등 한·중 e스포츠 산업 및 문화교류 행사도 함게 열리게 된다.사상 처음으로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 결승에 오른 ‘Project_kr’은 팀 이름에서 엿보이듯 WEG측이 세계 카스 제패를 목표로 그동안 전략적으로 구성·육성해 온 팀으로 지난 2차 시즌 개막식 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맴버는 류영환(ryu), 유승규(ssamba), 성명석(loki), 편선호(termi), 강근철(Solo)로 과거 ‘메이븐’, ‘스톰’ 등 여러 팀에서 에이스로 활동하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국내 ‘카스’팀들이 열악한 환경 아래 팀 간 잦은 선수 이동 등으로 인해 팀워크가 생명인 ‘카스’ 종목에서 실력 향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을 구성한 것이 배경이다.

실제로 국내 ‘카스’ 팀들은 세계 대회에 나가 4강까지만 들어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룬 것에 비할 만큼 대단하고 어려운 것으로 여겨왔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FPS 게임이지만 아직까지 정상급 기량을 갖춘 팀이나 스타플레이어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스폰서가 없고 선수들의 군 문제 등으로 팀 해체가 빈번하다는 문제와 더불어 조직적인 운영관리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세계 유수의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고 나아가 ‘카스’ 부문에서 세계 제패라는 꿈을 실현하고자 등장했다.

선수 면면의 실력과 경력, 군 문제, 플레이 특성, 성격 등을 종합 점검해 조직된 국내 최초의 ‘카스 드림팀’의 리더 류영환 군은 “그동안 팀워크를 맞추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세계 제패의 꿈을 이룰 때까지 101%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종목의 축구에 비교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월드컵 4강 신화의 영광과 환희를 e스포츠에서 재현하는 프로젝트가 이 팀에 주어졌고, 목표를 초과 달성한 세계 제패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