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구의 놈투 이야기](9)드디어 외계에 메시지 송출

외계에 메시지를 쏘아 주기로 어렵게 계약을 맺은 우크라이나 천문대는 순수 천문과학을 연구하는 곳이라 유저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이런 식으로 모아서 송출을 하기로 했다.

‘놈투’를 오픈하고 드디어 상반기 송출 시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냥 단순히 외계에 메시지를 송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자 여러 가지를 고민했다. 우리 회사는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는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분들을 통해 탈북 모녀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엄마와 두 딸이 어렵게 탈북했는데 안타갑게도 막내딸이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의 차원에서 외계 메시지 제1호에 그들의 소망을 담아 보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놈투’를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도 생활 보조비로 지원키로했다.

드디어 송출 날짜는 다가오고 약 16만 개의 메시지가 모아졌다. 소망을 담은 메시지는 도형화돼 있는데 살펴보니 하트 모양이 제일 많았다. 아마도 사랑을 상징하는 가장 보편적인 모양이 하트이기 때문이리라. 다음으로 ‘누구는 누구를 좋아해!’, ‘사랑해!’ 등의 메시지가 많았고 태극기, 우리나라 지도, 평화, 종교적인 듯한 알 수 없는 도형도 있었다. 대다수의 메시지가 사랑과 관련된 점을 볼 때 그 만큼 사랑은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드디어 외계에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 관련자들이 출국했다. 많은 경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나는 가지 않았다. ‘놈투’를 만든 그 누구도 가지 않았다. 탈북 모녀를 포함해 약간 명으로 구성됐고 12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에 도착해 다시 비행기를 타고 4시간 걸려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여기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비포장 도로를 수 시간씩 쉬지 않고 계속 달려 우크라이나 천문대에 도착했다고 한다.

너무나 힘든 이동이라 탈북 모녀의 건강이 무척이나 염려됐지만 무사히 잘 도착했다. 드디어 외계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 45광년 떨어진 정해진 별에 전파망원경(지름 70m 축구장 크기, 세계 2번째 규모)이 맞춰지고 몇 시간 동안 준비를 한 후 가져간 데이터를 송출 컴퓨터로 옮겼다.

엔터만 누르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때 주의할 점 한가지. 전파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전파망원경 옆에서 직접 구경은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래서 특수 재질로 만든 건물 안에 들어가 모니터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는 얘기다. 사실 우크라이나 천문대도 허허벌판 외곽에 덩그러니 있었다.

이제 엔터키만 누르면 되는 상황. 탈북 모녀 중 막내딸이 카운터에 맞춰 10, 9, 8, 7, 6, 5, 4, 3, 2, 1 송출~. 이렇게 지난 8월 26일 16만 유저의 메시지는 45광년 떨어진 외계의 별로 보내졌다. 송출 확인서를 받고 그렇게 귀국했다.

지구 역사상 외계메시지 송출에 16만 메시지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기억에 남을 놀라운 경험이 분명하다.

<신봉구 bong@gamev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