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익숙하다 못해 진부한 말이 있다.
“중국에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라는, 완벽하게 반대되는 두 말이 한 문장 안에서 중국의 단면을 무난하게 묘사하고 있다.
기업이 ‘안 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성사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되는 일’로 당연하게 생각하던 사안이 잘 ‘안 되는 일’로 변할 경우는 문제 상황이다. 일이 안 되는 것 자체가 그렇거니와 더 중요한 점은 간혹 본사 데스크가 주재원에게 현지 실정에 맞지 않는 무리수를 요구하여 일을 근본적으로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 되는 일’은 중국업무에 수반되는 일상사로서 과연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해야만 하는 대상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태만이나 실수의 편리한 구실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은 현지 법인의 관리자가 상세히 신경을 쓸 수 없는 실무 분야에서 자주 목격된다.
예를 들어 수출부가세를 환급받기 위해서는 수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서류를 갖춰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간혹 담당자의 안이한 일처리로 신고기한을 하루라도 넘기면 오히려 내수로 간주돼 거액의 부가세를 추징당한다. 담당자의 실수는 가끔씩 대중 투자기업의 애로사항이라는 거창한 주제로 바뀌기도 한다.
실제 사무실에서 현지직원을 관리하다 보면 ‘안 되는 일’이 친구처럼 곁에 붙어 다닌다. 드문 경우지만 관리자가 다소 복잡한 조사업무를 지시하면 직원들은 중국에서는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간단한 말로 보고를 대신하기도 한다. 현지실정에 어두운 관리자를 상대로 번거로운 일을 회피하고자 하는 반응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중국진출 기업은 중국에서 ‘안 되는 일’이 흔히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전방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동시에 ‘안 되는 일’ 속에 숨어 있는 다른 한 얼굴도 냉정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 실무에 대한 감각과 판단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중국지역 파견 관리자는 슈퍼맨의 기질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정성화 KOTRA 베이징무역관 차장 jsh@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