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T지재권 강국을 향해

[열린마당]IT지재권 강국을 향해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192만명으로 세계 1위, 인터넷 이용자 수는 3158만명으로 세계 2위, 인구대비 76%의 이동통신 가입률 등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올해는 IT산업의 재도약 및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을 위해 작년부터 정부가 추진해 온 IT839 정책의 구체적인 성과가 표출된 한 해이기도 했다. 우리가 개발한 와이브로166(WiBro166) 기술은 세계 표준으로 채택됐고 지상파DMB가 본방송을 시작했으며 텔레매틱스, 지능형 로봇 등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이 같은 IT분야의 급격한 발전에도 기술무역 수지의 적자폭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원천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그간 개량기술 및 응용기술 개발에 치중해온 산업구조와 맥을 같이한다.

 우리나라의 지재권 현황을 살펴보면 출원 규모는 세계 4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통한 국제특허 출원 건수는 세계 7위며, 내국인의 미국특허청 출원 건수는 세계 5위다. 다만 특허의 질을 나타내는 기술력 지수는 세계 10위권이다.

 IT지재권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IT지재권을 얼마나 확보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IT강국 코리아’를 넘어 ‘IT지재권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9월 IT지재권 센터를 설립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이유도 여기 있다.

 IT지재권 센터는 지난 7월 정보통신부와 IITA가 수립, 추진중인 ‘IT지재권 지원 강화 대책’을 근간으로 설립됐다. 여기에는 지재권 전문 변호사 2명, 변리사 4명, 지재권·전자공학 석박사 등 총 12명의 전문인력이 포함돼 있으며 앞으로도 전문인력을 꾸준히 확충할 계획이다. 향후 우리나라 IT지재권을 한 곳에서 총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IT분야 지재권 환경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IT분야 연구개발의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에 걸쳐 연구개발과 지재권 전략을 융합, 정부출연 연구개발사업의 투자수익(ROI)을 극대화해야 한다.

 IT839 연구개발의 기획단계에서는 지재권의 효과적 확보를 위한 사전 특허동향 조사 및 분석을 수행하고 연구개발 수행단계에서는 연구성과물이 효과적으로 지재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출지향적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수 지재권을 해외에 적극 출원하거나 기술표준에 포함시키는 것이 이슈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개발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결과물에 대한 평가의 척도로서 지재권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근거로 ‘IT지재권 성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IT분야 중소·벤처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IT분야 지재권 정보기반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의미와 필요성은 모두 IT지재권 센터의 기본 사업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IT분야는 지재권 분쟁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벤처기업의 대응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따라서 자금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이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vice) 개념의 지재권 분쟁 대응을 위한 정보제공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제 IT산업의 핵심이 되는 지재권의 질적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수한 IT기술 개발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원천특허를 국가 핵심 무형자산으로서 확보해야 한다. IT산업의 강력한 저변과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국민성, 경쟁력 있는 IT 제조업 기반 및 우수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환경과 기술변화에 어떤 나라보다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민·관이 협력하여 대응한다면 ‘IT지재권 강국 코리아’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김태현 thkim@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