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관리원` 설립 난항

전략물자 수출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중인 대외무역법 개정안이 부처간 합의 불발로 올해를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법 개정안을 근거로 1월부터 설립 추진 예정이었던 전략물자관리원 구성도 불가피하게 지연될 전망이며 내년 4월말까지 UN안보리에 제출해야하는 ‘1540 컨트리리포트’작성에도 상당한 시간 부담이 따르게 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략물자 대외무역법 개정안이 과기부와의 협의 불발로 올해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산자부는 당초 남북경협 확대 등으로 전략물자 수출관리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자율규제 확대 △전략물자관리원 설립 △불법 수출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외무역법 개정안을 올해 안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 10월 11일 입법예고된 이후 50여일이 지나도록 과기부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산자부와 과기부가 가장 크게 대립하고 있는 법 조항은 대외무역법 21조 2항으로 국내 외국인에 대한 무형물자 이전시 통제 신설에 대한 부분이다. 이 개정안은 전략물자 중 소프트웨어 및 기술 등 무형물자를 국내에서 외국인(외국인 투자지분 50% 이상 또는 외국인이 경영에 참여한 법인 포함) 이전시 그 외국인이 도착한 국가 및 소속한 국가에 대한 수출로 간주(간주수출)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략물자(물품·기술·SW를 통칭) 중 기술과 관련된 전략기술 수출관련 부처인 과기부는 현재 기술이전촉진법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내용을 굳이 산자부가 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전략기술까지 관여할 필요가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전략물자 관련 주무부처인 만큼 실제 전략기술수출 허가 및 판정업무는 과기부가 하더라도 대외무역법에 총괄규정은 담아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는 하루라도 빨리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지만 과기부가 양보하거나 산자부가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고심 중이다.

부처간 협의가 늦어짐에 따라 이 법 개정안에 근거를 두고 있는 관련 사업들이 줄줄이 늦어질 전망이다. 설사 신년 초에 부처간 협의가 된다 하더라도 규제개혁위 심사부터 국무회의에 이르기까지 2달에 가까운 행정 절차가 남아있어 국회 상정은 3월경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말 법 개정으로 새해 1월부터 추진할 계획이었던 전략물자관리원 설립과 수출통제협의회 신설 준비작업이 수개월 늦춰지게 됐다. 전략물자관리원은 현재 산자부가 무역협회 산하기구로 구성한 전략물자무역정보센터(STIC)를 확대·강화하는 기구이며 수출통제협의회는 수출허가 관계 부처간 협의체로 사무국 역할을 산자부가 맡게 돼있다. 뿐만아니라 내년 4월까지 UN안보리에 제출해야하는 1540컨트리리포트 작성에도 상당한 시간 부담을 안게 됐다. UN안보리는 지난 2004년 4월 전략물자 수출통제에 관한 준수사항을 밝힌 제1540호를 결의해 회원국들이 정기적으로 준수사항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진만큼 어서 빨리 부처간 협의를 이끌어내 3월 국회에는 상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