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의회가 위성 디지털 라디오에 복제방지장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음반업체들은 훨씬 깨끗해진 위성라디오 수신음악에 대한 불법복제 방지필요성을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라디오업계는 수신기 원가 상승과 가입자이탈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지난주 공화당의 마이크 퍼거슨 등 하원의원 4명은 위성 라디오에 불법복제방지장치(브로드캐스트 플래그) 탑재를 의무화하는 위성라디오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지재권 보호 힘실어주자=이 법안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위성 라디오 방송국과 수신기 제조사 양쪽에 브로드캐스트 플래그를 강제탑재토록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마이크 퍼거슨 의원은 “고음질 디지털 라디오의 확산추세에 따라 의회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FCC측에 힘을 실어줄 때가 왔다”고 법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FCC는 할리우드의 주장에 따라 모든 디지털TV 제조업체에 복제방지장치를 탑재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FCC가 브로드캐스트 플래그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의회가 직접 나서 디지털 라디오 복제방지법을 통과시킬 경우 위성 라디오업계는 수신기 원가상승과 가입자 이탈 등 적잖은 피해를 감수해야 할 입장이다.
◇미 음반산업협회 통과 지지=미음반산업협회(RIAA)는 위성 라디오 방송을 무단복제한 파일이 유포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법안통과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위성 라디오는 깨끗한 음질과 다양한 채널을 내세워 운전자층을 중심으로 가입자 9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끄는 상황. 여기에 시리우스사의 ‘S50’ 수신기<사진>처럼 음악방송을 손쉽게 MP3로 녹음하는 디지털 기기가 확산되면서 음반업계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공테이프에 아날로그 라디오를 녹음하는 것과 달리 MP3파일로 녹음된 디지털 라디오는 전체 음반업계의 매출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이다.
◇위성라디오 업계 불만=반면 위성 라디오 업체들은 디지털 라디오가 불법복제를 증가시킨다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데도 음반업계가 과잉대응을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최대의 위성 라디오 방송사 XM새털라이트는 지난 2004년 디지털복제가 가능한 PC기반 위성 라디오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음반업계에 성의를 보여왔다.
현시점에서 디지털 라디오 복제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매달 돈을 내고 유료로 청취하는 위성라디오 방송마저 녹음이 금지된다면 주요 소비자단체가 거세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의회 주변에서는 음반업계와 위성 라디오 업계가 적정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