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준이나 품질, 수량 따위의 차이를 얘기할 때 곧잘 ‘격차(隔差)’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른바 어떤 사물이나 대상의 우열을 가리는 용어라는 점에서는 썩 유쾌한 용어는 아니다. 얼마 전부터는 정보화라는 시류를 반영해 ‘정보 격차(digital divide)’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새로운 정보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사회·경제적 우열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접근 격차에 대한 얘기가 주류를 이뤘다. 접근 격차는 단순히 소비자가 어떤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해결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대표적인 게 TV 격차, 전화 격차, 자동차 격차니 하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 격차나 망 격차로 대변되는 정보화시대의 접근 격차는 크게 문제삼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하지만 이용 격차와 활용 격차로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용 격차는 단순히 정보를 사용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게임을 즐긴다든가, 친구를 찾는다든가 하는 개념으로 보면 생활편익에 대한 차이쯤으로 여길 법도 하다. 정보 격차의 양적인 측면을 강조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활용 격차는 생산적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 빈부 격차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자본의 생산과 소비가 관련됐다는 점에서 접근 격차나 이용 격차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인류 사회는 앞으로 정보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구분돼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정보 격차는 특히 선진국과 후진국 간에 더욱 커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한 후진국은 영원히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빈부 격차 또한 더욱 벌어져 정보 접근 기회가 없는 가난한 사람은 감히 신분상승을 꿈꿀 수도 없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 IT산업이 국가 경제의 새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디지털기회지수(DOI)가 세계 1위를 차지, IT강국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한다. 8대 서비스, 3대 인프라, 9대 신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제대로 된 정보화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정보 격차에 대해 눈을 돌리고 ‘시늉’만이 아닌 더욱 진정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게 뜻있는 정보통신인들의 지적이다.
◆IT산업부·박승정차장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