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사행성 온라인게임의 하청기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따라 온라인게임강국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행성 PC방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행성PC방 프랜차이즈가 중소 온라인게임업체에 게임하청을 맡기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일 도박장 개장죄로 대표가 구속된 R사는 중소 온라인게임업체인 A소프트사에 의뢰해 고스톱과 카드게임을 납품 받은 후 게임서버를 자사에 두고 가맹점을 모집,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A소프트사는 게임을 납품한 후에도 적극적으로 서버구축과 서비스 관리 등에 참여해 온라인게임업계에 오명을 남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중소 온라인게임업체인 E사도 자사의 게임이 사행성PC방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경찰의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루고 있다.
E사는 자사가 납품한 게임이 사행성PC방에서 사용될지는 전혀 몰랐으며 그동안 홈쇼핑 등 일반 사이트에 게임을 많이 납품해 왔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없이 납품했다고 경찰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행성PC방이 급증하면서 게임제작 제의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중소 온라인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스톱 및 포커 게임을 개발해 달라는 몇건의 제의가 있었다”며 “중소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행성 PC방에 사용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이 어려운 일부 중소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하청에 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의 게임을 납품할 경우 3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어 한푼이라고 아쉬운 중소 게임개발업체들은 이에 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고스톱·카드 게임 등은 특별한 제작 노하우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히트작이 없어 인건비조차 대기 어려운 중소 게임업체들은 쉽게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로 사행성 아케이드게임 유통으로 큰 돈을 거머쥔 사업주들이 사행성PC방 프랜차이즈로 돌아서면서 온라인게임게임업체에 제작을 의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사는 원청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납품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또 사행성 게임을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소 업체의 입장에서 원청자를 검증하기 힘들고 법적 책임도 애매하기 때문에 사행성게임 하청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