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와 파일구리 등 주요 P2P 업체가 음악저작권 단체의 유료화 시한에 발맞춰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 이는 P2P협의회 소속 8개 업체가 시간적 한계 때문에 음악 파일 자체를 막은 것과는 상반된 행보여서 향후 P2P 유료화 분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파일구리·프루나·브이쉐어·몽키3·뒵 등 그동안 유료화 협상에 적극 참여했던 주요 P2P 업체들이 필수 요건인 필터링 기술 탑재를 거의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음원 사용 요청에 나서는 등 유료화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양정환 소리바다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오디오 핑거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권리자가 원하지 않는 파일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본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그러나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저작물을 걸러내는 방식이 속도 저하 등 단점이 많아 보다 안정적으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테스트를 계속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소리바다는 특히 필터링 기술적용과 함께 음반사들과의 음원 공급 협상을 상당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P2P 유료서비스를 시작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프리챌이 운영하는 파일구리도 최근 음악인식기술 전문업체인 뮤레카와 함께 65만여 곡에 이르는 필터링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파일구리는 일단 필터링을 통해 저작물을 완전히 걸러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후 시장 상황에 따라 정식 유료화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몽키3 역시 유베이션의 필터링 기술을 활용한 최근의 테스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것을 계기로 음원 권리자들과의 협상에 적극 나섰다.
이밖에 뮤레카가 파일구리 외에도 P사와 D사 등 다수의 P2P 업체들과 필터링 테스트를 진행중이고 다른 P2P 업체들도 필터링 적용을 위해 솔루션 업체와 본격 접촉하면서 유료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한편, 음악권리단체들이 12일로 명시했던 유료화 시점에 다소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 그 가능성이 주목을 끈다. 한 음악권리자단체 관계자는 “일단 약속된 12일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P2P 업계가 기술적 조치를 서두르고 음원 계약을 요청하는 등 유료화 준비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해당 업체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확신만 준다면 기술 보완 등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