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첨단기술을 싫어해?"

"FIFA는 첨단기술을 싫어해?"

 ‘월드컵 조직위(FIFA)는 경기장에 첨단과학기술이 도입되는 것을 싫어한다.(?)’

독일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축구경기의 오심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첨단장비의 도입에 FIFA가 여전히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C넷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월드컵 G조 한국과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파트리크 비에라의 헤딩슛을 둘러싸고 오심논란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골대 주변에 고해상도 영상저장장치를 설치해두면 골의 성공여부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다. 그런데 FIFA는 왜 이런 장비를 공식적으로 도입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같은 정확한 판정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RFID가 내장된 스마트볼 기술개발은 이미 수년 전에, 그것도 다른 나라도 아닌 독일의 아디다스와 프라운호프 연구소가 개발해 놓았다.

골이 들어가면 축구공 내부의 RFID를 통해서 어느 순간 골대로 들어갔는지 정확한 정보가 심판에게 무선으로 전송된다. 아디다스는 오랜 테스트를 거쳐 이번 독일 월드컵부터 스마트볼이 도입되기를 기대했지만 FIFA측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C넷에 따르면 FIFA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오심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첨단장비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이미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 2000년 이후 인기있는 미식축구를 비롯한 여타 스포츠 경기에 각종 영상저장장치를 도입한 상황이어서 FIFA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C넷은 FIFA가 축구경기에 첨단기술 도입을 꺼리는 것은 유럽 스포츠문화의 특성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축구팬들은 심판에게 완벽한 정확성보다 물흐르듯이 부드러운 경기진행을 더 원한다”면서 “축구심판은 기계가 자신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하는 상황을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축구는 인간적인 게임이며 지나친 정확성은 축구의 아름다움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열성적인 축구팬들은 오심까지도 축구경기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비록 인간의 눈이 컴퓨터처럼 정확하지는 않지만 경기의 흐름을 읽고 내린 심판의 결정이 더 권위를 갖는다고 C넷은 보도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