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소스코드

 지금도 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발표와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하루하루 새로운 사실과 의혹이 범벅이 돼 쏟아지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 신문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인터넷 뉴스 검색창에 바다이야기를 입력해 놓고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바다이야기와 소스코드가 조합된 텍스트를 발견했다.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비리 폭로가 뜸해지자 너도나도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혈안이 돼 있을 때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의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의미를 알 수 있는 소스코드(source code)와 바다이야기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마우스를 누르고 텍스트를 읽어 내려 가면서 ‘그래 맞아,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소스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 작동의 모든 것을 기록해 놓은 것으로 사람이 읽고 쓸 수 있는 텍스트 파일 형식으로 보존된다. 이 소스코드를 기계언어로 번역해서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변환한 것이 응용 프로그램이다. 그 텍스트의 주장을 요약하면 바다이야기에 대한 심의를 소스코드 차원에서 접근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기록된 바다이야기의 설계도를 놓고 내용을 심의하고 이를 통해 등급을 판정한다. 이후에 소스코드만 보관해 놓으면 나중에 바다이야기가 실제 시장에서 개·변조가 되더라도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법원에서 바다이야기와 황금성의 개·변조 여부 및 책임 소재를 놓고 벌이고 있는 심리도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다. 더욱이 소스코드라는 확실한 대조본이 모처에 확실하게 보관돼 있으면 개·변조하려는 범죄 행위를 줄일 수 있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다.

 모두가 맞는 지적이다. 이런 모든 과정이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는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영등위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영등위의 뿌리는 영화와 음반처럼 보고 들어서 곧바로 알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인상 비판에서 출발한다. 이런 기구가 소스코드를 보지 않고는 내용을 알 수 없는 게임물의 내용 심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출발이었는지 모른다.

 디지털문화부·이창희 부장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