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의 잠재적 경쟁자인 케이블TV가 오히려 지상파방송 광고를 통해 인지도 향상을 노려 화제가 되고 있다.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미디어는 최근 개국한 tvN을 장기적으로 ‘지상파급 채널’로 육성키로 하고 지난달 말부터 개국을 알리는 광고를 지상파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이 광고는 이달 말까지 KBS·MBC·SBS에 150회가량 노출될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MPP인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콘텐츠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주체이자 지상파의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 tvN의 경우 ‘지상파급 드라마 자체 제작’은 물론이고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을 제작·방송키로 하고 투자를 상당 부분 진행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광고의 컨셉트가 ‘과거는 잊어라’여서 미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tvN이 내세우는 ‘재미있는 TV’에서 ‘지상파TV는 재미없는 TV’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셈이다.
tvN의 지상파 광고는 케이블TV업계 PP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CJ미디어는 앞서 8월에도 XTM의 이미지 광고를 지상파에 노출시킨 바 있지만 횟수는 20회에 불과했다.
CJ미디어의 조강태 브랜드매니지먼트팀장은 “시청자에게 단기간에 개국을 알리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케이블TV와 지상파가 배타적이라기보다 상호매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예전에 존재했던) 두 매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 측은 이번 tvN의 행보를 주시하며 향후 유료방송시장의 PP들이 지상파 위주의 방송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tvN의 경우 ‘지상파급’ 콘텐츠 제작을 내세우고 있어, 실제 PP에서 지상파 수준의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