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결혼, 일 집중력 높여요.’
반도체장비를 국산화하면서 벤처신화를 일궈낸 미래산업에는 유독 사내결혼한 커플이 많다. 전체 직원 약 340명 가운데 사내커플이 15쌍으로 대략 9%에 달한다. 직원 열명 가운데 한명은 사내에 배우자가 있는 셈이다.
미래산업에서 사내 커플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부천에서 천안으로 본사를 이전한 다음부터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생활터전이 천안 본사로 급격히 이전된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풀이되지만, 벤처기업의 특성상 야근과 밤샘작업이 이어지고 업무 성과에 올인하는 회사 분위기도 작용한다.
이 회사 사내커플 제 1호인 김모 팀장은 미래산업 창업주인 정문술 전사장의 첫 주례사를 받은 주인공. 김팀장은 “자유와 창조를 중시하는 회사 분위기 속에서 부서간 업무 조율이나 친목을 도모하는 동호회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인연이 맺어졌다”며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회사들의 경우에는 사내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지만 우리회사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었고, 오히려 창업주인 정문술 사장님으로부터 주례를 받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연구원 이모씨는 “같은 프로젝트에서 밤샘 작업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부부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을 느낀다”며 “가끔 집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도 업무회의를 하는 수준으로 이어지는데 이럴 때 좋은 해결책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모과장은 “미래산업의 경우 자유스러운 근무분위기와 능력을 우선시하는 인사제도가 안착 되어있기 때문에 철저한 업무성과를 도출한다면 남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며 “사내결혼은 회사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