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TV 방송 중단에 따른 유휴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유럽 등 주요 국가가 아날로그TV 주파수 재분배 계획안을 확정하면서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당장 2009년 2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는 미국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700㎒ 대역 경매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선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FCC는 주파수 대역은 전적으로 사업자에게 맡기며 올해 안에 공개경쟁 형태로 경매에 붙일 예정이다.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는 AT&T·컴캐스트 등 통신·케이블TV 사업자와 구글을 위시한 실리콘밸리 기업의 경쟁 구도. 이미 구글은 컨소시엄을 만들어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구글 측은 이 대역을 e메일·검색·동영상 콘텐츠 등 자사 콘텐츠를 위한 광대역 채널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유무선 통신사업자는 세부 활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을 막고 가치 있는 자산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소비자단체까지 FCC에 주파수 경매를 위한 조건으로 대형 사업자의 경매 참여 제한, 경매 주파수 절반 개방, 망 중립성 보장 등을 공개 요구하는 등 산업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불거진 상태다.
일본 총무성도 VHF와 UHF 주파수 재분배 계획을 확정했다. 일본은 90M∼108㎒ 등을 포함해 2011년 확보하는 주파수 대역 130㎒를 4∼5개 단위로 쪼개 차세대 이동통신과 휴대이동방송에 활용할 방침이다. 먼저 전체 대역 가운데 32.5㎒는 비상시에 대비한 긴급 라디오 주파수로, 10㎒는 교통정보 등을 제공할 지능형 교통시스템용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40㎒는 3G 서비스에, 32.5㎒는 휴대이동방송용으로 할당해 이 대역을 둘러싼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프트뱅크와 NTT 등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세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경쟁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럽도 아날로그 주파수 활용을 위한 사전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영국 오프콤은 2008년 말에 해당 대역을 경매에 붙일 예정이며 3G 등 차세대 통신 서비스와 HDTV 전용 채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요 외신은 가장 큰 주파수 입찰 경쟁이라며 주요 방송국과 통신사업자의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독일도 지역별로 나눠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이를 다시 디지털 방송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美·日, 아날로그 방송 중단 앞두고 재분배 일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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