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산업진흥원 설립놓고 `갈팡질팡`

 대전지역 영화 및 영상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법인 설립을 추진중인 대전시의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논란이다.

 2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대전지역 문화산업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오는 대전시가 7월에서 9월로 미룬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설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내정설과 함께 사업목적 및 방향성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전시가 공모 예정인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을 이미 정치권 인사로 내정했다는 소문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진흥원을 만드는 취지가 영상산업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라면 해당 전문가가 당연히 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정치권에 막역한 연줄을 갖고 있는 P씨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와 함께 진흥원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서도 논란이 한창이다. 대전시가 200여 억원을 들여 건립한 영상특수효과타운을 기반으로 영화·영상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진흥원을 설립하는 것이지만 정작 사업 포커스는 영세한 게임 산업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조사에 따르면 대전시의 게임 제작업체수는 게임물 93개, 비디오물 47개이며 게임 제공업체는 청소년 게임장 25개, 일반 게임장 483개, PC방 830개의 산업 구조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게임 제공업체까지 게임산업에 속해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전시가 대전의 게임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하게 항변하고 있다. 대전에 아케이드나 보드게임 업체가 많다고 알려지긴 했지만 대부분 영세한 업체 10여 개가 전부라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전의 장점인 ETRI나 KAIST의 컴퓨터그래픽(CG)이나 가상현실(VR), 디지털 액터 등의 첨단 기술을 모토로 하기보다는 영세한 게임산업 위주의 사업 계획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ETRI의 한 관계자는 “대전시가 영상특수효과타운을 만들어 내부 장비 구입용 정부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해당 관련자 판단력 부족으로 공간 임대 외에는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KAIST와 ETRI 등이 보유한 최고의 디지털콘텐츠 인력을 활용한 문화산업을 꾸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 사업화를 위한 정부 예산 확보도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대전시가 올해 대구지역의 30분의 1에 불과한 5억원의 예산을 끌어 왔으면서도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는 전문가를 초빙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실제 방향을 잡고 사업을 해나가는 것은 진흥원의 역할이기에 기다려 보자”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애초 진흥원이 7월 설립할 예정이었지만 대전시 조례 통과 등의 이유로 다소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기관장 공모 일정 등이 나온 것이 아무것도 없는 데다 기관장 내정설은 들은 바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