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수출 올해 1조원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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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우리나라 셋톱박스 업계의 수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다. 중소기업 위주의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1조원대의 수출을 기록하는 것은 셋톱박스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방송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데 힘입어 휴맥스·가온미디어·토필드·현대디지털테크·홈캐스트 등 국내 주요 셋톱박스 업계의 수출이 초호황을 구가하면서 1조원 고지를 넘보고 있다.

 국내 업계는 지난 2005년 7억5480만달러, 지난해에는 6억33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오히려 뒷걸음쳤다. 지난 2∼3년간 중국 등에서 저가형 제품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해외 시장을 잠식당한 탓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신제한시스템(CAS)·개인영상저장장치(PVR)·고화질(HD)·IPTV 등 고가형 제품을 앞세워 폭발적인 수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휴맥스는 지난달 말까지 본사 기준 2800억원의 수출을 달성한 데 이어, 연말까지는 그 규모가 5500억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TV를 제외한 순수 셋톱박스 제품만 최소 5000억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량 수출에 집중하는 토필드는 해외 오픈마켓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이달 말까지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 같은 추세를 이어하면 연말까지 수출규모 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온미디어는 이달 말까지 수출로만 77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4분기 성수기와 지난 6월 신규 계약을 따낸 인도 타타스카이·해스웨이 등의 공급 물량을 고려하면 연간 수출 규모는 1300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디지털테크는 동유럽의 방송사업자와 일본·인도 방송사업자 수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달 말까지 850억원의 수출이 가능하며 연말까지 최소 1200억원은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다. 올해 들어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재도약에 나서고 있는 홈캐스트도 최근 네덜란드 KPN, 태국의 신세틀라이트, 인도의 선TV 등에 대규모 공급이 성사되면서 올 연말까지는 1000억원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414억원을 기록한 한단정보통신도 연말까지는 최대 1000억원까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리온테크놀러지도 5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디지털월드·쓰리에스디지털은 연말까지 해외 방송사업자 및 오픈마켓 시장에서 400억원, 셀런은 일본 IPTV 사업자인 네오팔레스21에 IPTV 셋톱박스로만 300억원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사장은 “최근 국내 셋톱박스 업계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는 그동안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발빠르게 준비해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덕분”이라며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도록 제품력을 더욱 강화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