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로거(차일드+블로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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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메인화면에 검게 변한 오리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는 어린이가 그려진 그림이 보인다. 그 아래 ‘요즈음 내 온 몸이 시커먼 기름에 오염된 것처럼 아프고 쑤시다. 서해안에서 유조선 기름이 유출되는 바람에 바다와 갯벌이 기름에 덮여 생지옥처럼 난리가 났다… (중략) 내가 가진 모든 꿈을 팔아서라도 갯벌을 살려내는 기적에 보태고 싶다.

 이 블로그의 주인은 누굴까. 바로 작년 메타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에서 주최하는 ‘올블로그 2007 어워드’에서 다독왕을 차지했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전문블로그사이트 티스토리에서 최연소 우수 블로거로 선정된 초등학교 3학년생 권상우군이다.

 초등학생의 그림일기라고 보기에는 문장이 어른 못지않게 정갈하다. 게다가 티스토리는 설치형 블로그 성격이 가미돼 일정 수준 이상의 컴퓨터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성인도 네이버 블로그처럼 회원가입만으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가입형 블로그를 선호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때 요리·수예 등 자신이 가진 특기를 블로그에 게시해 스타 블로거가 된 ‘와이프로거’처럼 상우군과 같은 ‘차일드로거(차일드+블로거)’가 ‘블로고스피어’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물론 아직까지 ‘상우일기’처럼 수준 높은 콘텐츠가 올라오는 초등학생의 블로그는 드물다. 그러나 와이프로거 역시 몇몇의 블로거가 언론에 노출된 결과, 하나의 트렌드로 확산됐다. 최근 들어 블로그에 초등학생의 페이지뷰(PV)가 급증하고 있는 통계도 차일드로거의 출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인터넷시장조사전문업체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다음 블로그는 작년 7월과 올해 1월을 비교해 볼 때 7∼12세 이용자의 월간 페이지뷰(PV)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7∼12세 이용자의 PV는 2428만9000여건에서 4055만6000여건으로 67% 증가했다. 2위는 13∼18세 이용자로 PV가 7017만1000여건에서 1억1216만건으로 60%가량 늘어났다.

 박영욱 올블로그 사장은 “과거와 달리 중학생, 고등학생과 같은 10대 사업가가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차일드로거는 갈수록 인터넷에 접하는 시기가 일러지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