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뉴IT 전략` 첫 언급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 연설을 통해 ‘뉴 IT전략’을 역설하자 업계는 적잖이 놀랐다. 이 대통령이 당선 이후 ‘IT’라는 단어를 거론한 사례도 적거니와 ‘IT’라는 단어에 ‘전략’까지 넣어 ‘뉴 IT전략’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대선 캠프 때부터 이명박 정부에는 IT 인사가 적었고 그러다보니 청와대 내부에서도 IT산업을 기존 산업을 발전시키는 매개체, 혹은 촉매제 수준으로 위상을 격하시켜왔다. 이 대통령이 ‘IT’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측근의 발언도 자주 나왔다.

 그러나 6일 이명박 대통령은 차량용 IT산업을 ‘뉴 IT전략의 일환’이라고 표현하면서 IPTV, 게임, 차세대 청정에너지 등을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MS에서 차량IT혁신센터 건립을 이끌어낸 데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기존 전통산업과 IT의 융합을 통한 성장동력 찾기’라는 모델이 MS투자 유치를 통해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정부, ‘뉴 IT전략’ 추진력 얻어=이명박 대통령이 ‘뉴 IT전략’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청와대와 정부 내부에서 IT를 이용한 성장동력 찾기 혹은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때부터 IT 전문가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던 이명박 정부가 지식경제부를 통해 IT가 산업을 활성화하는 핵심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

 지식경제부는 IT산업의 독자발전론보다는 기존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IT동반 성장론으로 청와대를 설득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미일 순방길에서 IT 관련 기업 투자유치에 성공을 거두면서 이 같은 ‘뉴 IT전략’ 추진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여기에 빌 게이츠 MS 회장의 방문은 향후 이명박 정부 내부에서 IT산업 부문 역할이 증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통과 IT 융합산업 대거 등장=지식경제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뉴 IT전략’을 공식석상에서 발표함으로써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이명박 정부의 ‘뉴 IT전략’은 “전통산업과 I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SW), 완성품과 부품·소재 등 영역 간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지경부 내부에서는 반도체·디지털기기·정보통신·SW 등의 주무과장들이 참석한 태스크포스에서 전체적인 로드맵과 세부 계획을 확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명박식 ‘뉴 IT전략’은 빌 게이츠 회장 방문으로 가시화된 차량 IT 외에 의료IT·건설IT·국방IT 등이 주력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MS의 투자유치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MS 투자유치는 다른 IT기업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인 동시에 자신이 추진 중인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접목을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국정철학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향후 방통위·지식경제부·국방부·국토해양부 등 정부부처는 해당부문 해외투자유치 방안과 민간주도의 산업육성방안이 담긴 ‘뉴 IT전략’을 속속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