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게임업계 OSMU에 푹 빠졌다

 대구 게임업계에 OSMU 바람이 거세다. 사진은 다양한 장르에 적용된 게임 캐릭터와 테런몰.
대구 게임업계에 OSMU 바람이 거세다. 사진은 다양한 장르에 적용된 게임 캐릭터와 테런몰.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게임업체들이 OSMU에 푹 빠졌다.

 27일 지역 게임업계에 따르면 KOG와 라온엔터테인먼트 등이 성공한 게임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화로 제작,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최근에는 문구와 생활용품, 피규어 등 다양한 장르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OSMU의 성공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레이싱게임 테일즈런너(이하 테런)를 제작한 라온엔터테인먼트(대표 박재숙)는 다음달 초 ‘테런몰’이라는 쇼핑몰을 오픈한다. 초·중·고 학생들의 인기 게임인 테런의 캐릭터를 신발과 옷, 양말, 우산 등 각종 생활 패션용품에 적용해 판매하는 전문쇼핑몰이다.

 라온은 우선 1500여개의 아이템을 쇼핑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반응 정도에 따라 대량생산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테런몰사업을 지원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대구콘텐츠연구센터(CRC)는 테런의 동시 접속자수인 6만명의 1%만 아이템을 구매해도 성공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라온은 다음달 9일쯤 업계와 일반인, 지자체가 참여하는 환경단체 ‘맑고푸른대구21추진협의회(회장 최현복)’와 MOU를 교환하고 수익의 1%를 환경나눔운동으로 기부해 에코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라온은 또 최근 ‘초원이’와 ‘밍밍이’ 등 테런의 대표 캐릭터를 등장시킨 ‘테런수학킹왕짱’ 만화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다음달에는 대구의 역사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만화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테런을 서비스하고 있는 퍼블리셔 나우콤(대표 문용식)도 라온의 OSMU에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인기액션대전게임 그랜드체이스를 제작한 KOG(대표 이종원)도 대구CRC의 지원으로 다음달 안에 그랜드체이스 캐릭터를 활용한 피규어를 제작해 출시한다.

 OSMU에 대한 지역 게임업체들의 이 같은 자신감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KOG는 지난 2005년부터 그랜드체이스 캐릭터를 활용한 만화시리즈(15권)를 제작해 지금까지 총 60만권(매출 50억원)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 다음달에는 인기만화의 여세를 몰아 16권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랜드체이스의 후속 게임인 엘소드를 소재로 한 만화판 코믹북 1권도 지난 3월 말 이미 출시됐으며, 2권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엘소드 만화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플레이 게임을 그대로 만화에 적용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제작됐다.

 또 프로모션용으로 제작한 게임 뮤지컬과 패션쇼가 OSMU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이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6년 테런를 뮤지컬화한 ‘소원의 돌을 찾아서’가 e펀페스티벌 기간동안 전석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새로운 버전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그랜드체이스를 뮤지컬로 제작한 카나반의 전설도 유저들의 호평을 얻었다.

 김유현 DIP CT팀장은 “CRC사업으로 게임업체의 OSMU를 지원하고 있는데 많이 부족하다”며 “우선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OSMU 수익확보를 위해 라이선싱 매뉴얼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