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게임,신천지를 열다](1부) 왜 기능성게임인가- ① 흔들리는 게임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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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위상과도 매칭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앞선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지속, 온라인게임 강국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국내 게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는 오히려 더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률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 시장은 내수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

 더구나 우리의 영원한 황금어장이 돼줄 것으로 알았던 중국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중국산 온라인게임이 국내로 역수입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곳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업체들도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앞선 기술력 등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속속 공략해 들어오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온라인게임 시장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전자신문이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기능성게임에 주목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다.

 ◇온라인게임 편중 심한 국내 게임시장=우선 국내 시장 현황부터 알아보자. ‘2008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 총 5조1436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2006년에 비해서는 30.9%가 줄었다.

 부문별로는 역시 온라인게임 편중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게임이 2조240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43.5%를 차지했고, 온라인게임 소비시장인 PC방 매출도 2조801억원에 달했다. 이를 더하면 온라인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84%에 이른다.

 물론 성장세는 지속됐다. 온라인게임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PC방 시장도 11.6%가 늘었다.

 온라인게임과 함께 국산게임의 주요 장르인 모바일게임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2006년에 23%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5.4% 성장하는 데 그쳤다.

 비디오게임 시장이 크게 늘기는 했지만 국내에 판매되는 비디오게임은 거의 대부분이 외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국산 수출 증가세는 둔화, 외산 수입은 큰 폭 증가=지난해 국내 게임업체들은 7억8100만달러 어치의 게임을 해외에 내다 팔았다. 2006년과 비교하면 16.2%가 늘었다. 국내 시장에 유입된 외산게임은 3억8955만달러 규모였다. 하지만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전년에 비해 7000만달러가량이 줄었다.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부담이다. 지난 2004년 124.4%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이 2005년에는 45.6%, 2006년에는 19%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6.2%로 낮아졌다. 올해는 1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에 수입은 지난해 무려 87.7%나 증가했다. 수입은 매년 상황에 따라 변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수치는 그리 좋은 신호는 아니다. 지난해 수입된 온라인게임은 40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2006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외산 게임이 우리의 안방까지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디오·아케이드 게임은 그림의 떡=세계 게임시장은 총 922억65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비디오게임이 449억6400만달러로 절반에 가까운 48.75를 점유하고 있고,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도 326억6200만달러로 35.4%에 이른다. 모두가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인 시장이다.

 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은 69억9400만달러 규모로 전체시장의 7.6%에 불과하다. 물론 모바일게임(5%)이나 PC게임(3.3%)보다는 크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시장도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과 미국 등지에 한정돼 있다.

 또 한국은 세계 게임시장의 3.5%에 불과한 시장이다. 그럼에도 온라인게임 시장은 34.5%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은 작고, 반대로 외산게임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는 크다는 얘기다.

 김순기기자 soonkkim@

 ◆유승호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교수 기고

 게임은 지난 10년간 여러 가지 부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최근에는 특정한 목적을 위한 기능적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에 이용되는 툴로 인정받아왔다. 서구에서는 ‘Alga-Blaster’ ‘Reader Rabbit’ ‘Knowledge Munchers’ 등이 학교에서 수업보조자료와 숙제로 활용될 정도였다. 학습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학습결과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게임은 외면을 받아왔다. 오히려 부정적 측면만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기능성게임이 주목받지 못해온 이유다.

 기능성게임은 ‘시뮬레이션’적 성격을 지닌다. 단순하게 목표물을 파괴하고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기존 게임과는 다른 성격이다. 시뮬레이션을 전제로 실제상황과 연계해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학습과 통하고 전통적인 커리큘럼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기능성게임의 시뮬레이션은 하이 피델리티와 로 피델리티로 구분할 수 있다. 하이 피델리티는 모든 상황을 실제 생활과 똑같이 설계하는 것이다. 파일럿 훈련 등 위험하거나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경우에 활용된다. 군사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는데, 패키지게임으로 상업화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기능성은 치료와 재활 등 의료 부문에도 도입되고 있다.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 잠재성이 크다는 연구논문들이 국제 저명학술지에 자주 게재된다.

 로 피델리티는 시스템을 단순화해 특정 부분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보드게임이나 롤플레잉과 결합해 발전돼왔다. 하이 피델리티적 접근과는 반대로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핵심을 쉽게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모노폴리’가 대표적인 게임이다. 최근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기요사키가 개발한 재정훈련보드 게임인 ‘cashflow quadrant’가 최고의 기능성게임으로 대접받고 있다.

 기능성게임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재미’ 요소다. 재미는 ‘기능’과 결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재미의 개념이 어떻게 사회에 자리 잡는지와 관련된다. 일과 여가를 정확히 분리했던 시대에는 놀이로서의 재미만를 느끼기 때문에 ‘기능성=일=목적=재미없음’이라는 공식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일과 여가의 구분이 사라진 현대에 와서는 ‘재미=일=목적=기능성’이라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제는 펀드매니저도 아들과 함께 재정훈련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shryu@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