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끝없는 추락…4분기 36억달러 손실

모토로라, 끝없는 추락…4분기 36억달러 손실

 “도대체 끝이 어딘가.”

 모토로라의 실적 발표를 두고 AP 등 주요 외신이 한숨을 토해냈다.

 3일(현재시각) 모토로라는 휴대폰 사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에 36억달러(약 4조951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 줄어든 71억4000만달러(약 9조8211억원)를 기록했다. 4분기 휴대폰 판매 대수는 1920만대로 일년 전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다.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1.1%로 일년 전인 2007년 4분기 32.7%에서 21.1%로 또다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 22.4%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뒤 선두 자리를 지켰다.

 모토로라는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올해 하반기 전략 모델을 공개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돌입한 인력 감축, 휴대폰 사업부 매각을 통해 2009년 12억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저’에 버금 갈 신제품을 내놓는 데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모토로라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채택한 스마트폰을 전략 모델로 내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설 생각이다. 산제이 자 모토로라 CEO는 “스마트폰 로드맵을 진행하고 있다”며 “2009년 4분기에 차세대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휴대폰 사업부 매각이 순탄치 않고, 경쟁사에 비해 제품 라인업이 크게 밀리고 있는 터라 장밋빛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토로라의 2008년 전체 매출은 301억달러(약 41조4176억원), 42억달러(약 5조7242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휴대폰을 제외한 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홈 네트워크 부문은 매출이 26억달러로 4.7% 감소했지만 수익은 2억5700만달러로 34%가 늘었다. 엔터프라이즈사업은 매출과 순익이 각각 3% 이상 늘어 22억달러, 4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모토로라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폴 J 리스카 모토로라 CFO는 사임을 알렸다. 실적 악화에 따라 분기 배당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모토로라의 주가는 14% 곤두박질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