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주강국 ‘나로’에서 시작된다

[특별기고] 우주강국 ‘나로’에서 시작된다

 2009년은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꿈의 우주기지’라 불리는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고, 7월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인공위성이 우리 로켓에 실려 우주공간을 향해 비상하게 된다.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기술 자립국’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개발은 첨단가공, 초정밀 가공 및 정보전자기술과 극한기술 등이 결합된 첨단과학기술의 결정체다. 관련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우주가 갖는 의미 때문에 국가위상과 안보에 직접 관련이 있어 각국은 오래전부터 우주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중국이 유인 우주선 ‘선저우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산업 성장을 이룬 국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과학강국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 신용등급을 높인 것은 좋은 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어 우주개발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국가 GDP가 9달러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톤당 가격을 비교했을 때 통신위성 가격은 승용차보다 3000배에 이르는 고부가가치를 자랑한다. 이러한 수치는 우주개발의 일차적인 효과에 불과하며, 우주개발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의 잠재력은 그야말로 막대하다.

 오는 7월 말 우리땅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KSLV-Ⅰ’에 실려 쏘아 올려질 것이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대한민국의 해외 인지도와 선호도, 제품에 대한 인식, 수출 증가 등 우주개발 전반에 대단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개발 기반시설인 우주센터는,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한 시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찾아가 센터를 빌려 위성을 발사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른바 ‘자가 우주발사’가 가능해짐으로써 당당한 우주강국 반열에 들어섰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우주센터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중국·독일·일본 등 12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나라가 대부분 우주강국이자 경제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가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 것은 국내 우주기술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하는 동시에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 위성을 자국의 힘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우주개발 자주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체적인 발사시설과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국의 우주개발 계획을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애써 개발한 우리 기술이 노출되는 위험 또한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늦은 1990년대 초부터 우주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인 기술개발로 인공위성과 발사체, 우주센터 건설 등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진정한 우주강국으로 서기 위해 핵심 우주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한 자립개발 능력 배양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자원과 산업기반 확충 등 꾸준한 뒷받침이 필요하며, 국민적 이해와 지지 또한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전 국민 대상의 우주발사체 명칭 공모에서 ‘나로’가 최종 선정됐다. 총 3만4000여 건의 후보작 가운데 선정된 나로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가 온 국민의 꿈과 희망을 싣고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끝없이 솟아오르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에 이어 우주센터 건립, 우주발사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우주를 향해, 과학기술 강국을 향해 쉼 없는 경주와 도전을 계속해 왔다. 대한민국이 21세기 우주시대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서게 될 날을 기대한다.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순간을 온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jayhkim@mes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