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검색엔진 ‘울프럼 알파(Wolfram Alpha·www.wolframalpha.com)’가 마침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을 겨냥한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말 발표 당시 ‘구글 킬러’의 등장 가능성으로 전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울프럼 알파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은 ‘차별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로 이어졌지만, ‘구글과의 경쟁’이라는 점에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하지만 울프럼의 등장으로 그간 시장을 지배해온 구글의 서비스에 적잖은 자극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울프럼, 이래서 다르다=영국 출신 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럼(49) 박사가 개발한 울프럼 알파는 사용자의 질문에 컴퓨팅 연산을 거친 답변을 제시하는 ‘지능형 지식엔진(knowledge engine)’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검색어와 관련된 정보를 재구성해 제시하는 ‘사고 역량’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구글처럼 검색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쿼리(질의)를 다른 사이트로 보낸 뒤 관련 사이트의 리스트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수집한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주석을 단 페이지를 제시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위한 답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 목표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의 날씨에 대해 물으면 울프라는 평균기온 그래프와 강수량 등 비주얼 데이터를 함께 제시한다. ‘Korea’로 검색하면 울프럼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위치·지형·인구·국기·GDP 등이 일목요연하게 나오는 반면, 구글에서는 관련 사이트·동영상·기사 등이 등장한다.
울프럼은 또 복잡한 수학적 계산과 통계, 차트처리 등에서도 탁월함을 보였다.
울프럼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누구나가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 수준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구글 킬러’라는 항간의 표현보다는 울프럼 알파가 웹에서 정보를 넘어선 것을 얻을 수 있는 방안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 킬러로는 미흡하다=새로운 검색엔진에 대한 관련 업계의 반응은 일단 기존 엔진들과 다른 흥미로운 툴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구글을 넘어설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는 대체적으로 ‘역부족’이라는 평을 내렸다.
검색엔진 전문분석 업체 서치엔진랜드의 데니 설리번은 “구글이 관련 내용을 미세하게 찾아주는 반면, 울프럼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점이 다르다”면서도 “원하는 모든 세부 정보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형태의 심도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검색 속도와 범위 등의 한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인기 드라마 ‘로스트의 등장인물(characters on Lost)’을 검색하면 울프럼은 답을 제시하지 못한 반면, 구글에서는 관련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PC프로매거진에 오른 글에서는 울프럼의 많은 데이터가 미국 지향적이라는 점이 지적됐고, ZD넷에는 울프럼 알파가 구글에 시멘틱 검색의 혁신 등 몇가지 자극을 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글의 킬러가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 올랐다. C넷에도 기대에 비해 다소 요란스러운 등장이었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 밖에 현재 다국어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