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땅 잃어가는 `마이스페이스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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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땅 잃어가는 `마이스페이스 제국`

 지난 2003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당시 등장한 ‘프렌드스터(Friendster)’는 얼리어답터들을 열광시켰다.

 데이트 상대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로 출발해 옛 친구를 찾아주는 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일명 페이크스터(거짓 프로필)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네티즌들은 자생적 문화가 사라졌다며 하나 둘 이 곳을 떠났다.

 10일 CNN은 혜성처럼 등장해 프렌드스터의 빈 자리를 대신해온 ‘마이스페이스’도 이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프렌드스터 전철밟나=마이스페이스를 위협하는 것은 단연 후발 SNS인 ‘페이스북’과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인 ‘트위터’다.

 지난해 초만 해도 마이스페이스는 순방문자 수와 방문횟수, 방문자들이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 등에서 모두 페이스북을 앞질렀다. 그러나 올초 컴피트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월 방문자 수는 10억회 이상인 반면 마이스페이스는 8억1000만회에 그쳤다.

 컴스코어는 올초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전세계 방문자 수가 각각 2억2000만명, 1억2500만명이라고 밝혔다.

 IT 뉴스 사이트인 리드라이트웹의 리차드 맥마너스 편집장은 “웹 초창기에 라이코스나 익사이트 같은 검색 사이트들이 명멸했듯이 마이스페이스도 그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빛바랜 혁신 정신=10대들을 중심으로 음악과 엔터테인먼트를 공유하는 ‘나만의 공간’으로 주목받던 마이스페이스가 이처럼 쇠락이 길로 접어든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뉴스코프 인수 이후 혁신 정신이 사라진 점을 들었다.

 IT 뉴스 서비스 ‘매셔블’의 아담 오스트로 편집장은 “마이스페이스의 혁신적인 정신은 지난 2005년 뉴스코프의 인수 이후 급격히 빛을 잃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당시 마이스페이스는 뉴스코프가 5억8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지만 뉴스코프가 인수 이후 마이스페이스를 이용한 돈벌이에만 골몰한 결과 커뮤니티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 칼럼니스트인 MG 시글러는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그랬듯이 마이스페이스도 최고의 인기를 얻은 시점부터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0대 중심의 사용자 층이 광고주를 유치하는데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니치 전략으로 생존 모색=닐슨온라인의 존 깁스 미디어분석 부사장은 “네티즌들은 매우 변덕스럽다”며 “SNS 만큼 사용자들의 이동이 잦은 커뮤니티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SNS의 라이프사이클은 불과 2년 남짓으로 짧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급변하는 웹 환경에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마이스페이스의 강점인 ‘음악’과 ‘엔테테인먼트’에 관심있는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를 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의 일환으로 마이스페이스는 지난 4월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온라인 음악회사 플레이리스트의 CEO로 재직했던 오웬 반 나타를 신임 CEO로 영입했다.

 또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 때 미국에서 최고 인기 SNS였던 프렌드스터는 미국에서는 사용자들의 기억에서 멀어졌지만 동남 아시아 지역에서는 현재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 시드니로 옮긴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