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소통과 화합 그리고 도약

[특별기고] 소통과 화합 그리고 도약

 지난 7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 동안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과학기술인 연찬회를 개최했다.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기관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연찬회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은 왜 이 행사를 하는지 다소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정부에서 혹시나 구조조정을 직접 발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도 느껴졌다. 그러나 연찬회가 끝날 무렵 이런 분위기는 사라졌다. 오히려 앞으로 이런 모임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하는 참석자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산업정책 주무부처가 공동으로 범과학기술인 연찬회를 개최한 것은 최초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 모임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은 아니지만, 이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교과부와 지경부의 정책 경쟁이 양 부처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부처 간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경향은 과학기술계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공공부문과 기업의 불신과 선입견으로 과학기술계의 역량을 한곳에 모으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이번 행사가 이런 불신과 오해를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상호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큰 틀을 마련했기에 그 의미와 성과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도 이번 행사가 앞으로 과학기술계의 상호소통과 협력, 그리고 과학기술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직면한 문제점들도 바로 이런 소통으로 해결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과학기술 종합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행정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규모 정부조직개편을 동반하는 것으로 이 정부 내에서 추진되기 어려운,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과학기술 종합조정은 사실상 정부 R&D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교과부와 지경부 사이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양 부처가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타협한다면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종합조정이 미흡하다는 비판은 사라질 것이다. 이를 가시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과학기술정책조정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이 협의회에는 기획재정부, 교과부, 지경부의 차관과 청와대의 교육과학기술문화수석 등이 참석, 과학기술정책 현안을 긴밀히 조정해 나가고 있다. 교과부와 지경부 간 차관급 협의는 현안 발생 시 수시로 개최한다.

 아울러 정부 출범 후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소가 교과부 산하의 기초기술연구회와 지경부 산하의 산업기술연구회로 이원화됨으로써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양 연구회 간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공통적인 사안은 이 협의체에서 의견을 조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과학기술계 현안을 소통과 화합의 정신으로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과학기술인 모두는 역사가 부여한 중요한 과업을 짊어지고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부처 간의 이기주의, 사소한 이해관계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모든 과학기술계 주체가 서로 소통하고 조금씩 양보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밀어주고 끌어주며 나아가야 한다.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이번 연찬회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한마음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가발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분명 선진 한국은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 jayhkim@mes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