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韓·美 미사일협정` 개정해 발사체 기술 키워야

[특별기고] `韓·美 미사일협정` 개정해 발사체 기술 키워야

 지난 6월 11일 남도의 끝 외나로도에서 나로우주센터 준공식이 거행됐다. 우리나라의 발사운용 기술 확보를 위한 인공위성 발사장, 나로우주센터가 준공됨으로써 우리나라도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7월 말,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모두의 꿈을 싣고 우주로 보낼 ‘나로호’의 발사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국 기술로 로켓을 발사한, 세계 열 번째 위성 자력 발사국이 된다.

 세계는 국력신장,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목표를 앞세워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기술은 크게 미사일과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술과 우주 궤도를 돌면서 특정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 제조기술로 나뉜다. 이 중 발사체 기술은 군사력과 직결돼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기술이며, 선진 개발국들조차 다른 나라로의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미국 NASA는 안보와 전략적 측면에서 어떠한 때에도 기술력 공개를 하지 않는다. 만약 국가의 발사체 기술이 미비해 국외 발사체를 이용하게 되면 국가의 우주 축적기술이 유출될 수 있으며, 심하게는 국가의 안보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

 이렇듯 위성 자력발사 및 우주 탐사 추진을 위해서는 발사체 개발이 필수지만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발사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7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가 항상 주시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 40년 동안 전략적으로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다해왔다. 지난 4월 5일 발사한 ‘은하2호’가 비록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로써 세계 수준의 장거리 로켓 기술을 과시한 바 있으며, 최근 연이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세계 6위권으로 비교적 발달된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구조체기술, 전자탑재시스템 기술 등 인공위성 기술은 우리나라가 북한을 앞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우수한 인공위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발사체 기술이 부진한 데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체결한 미사일협정에 따라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정밀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한미 미사일협정 때문에 기술개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따라서 발사체 기술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미 미사일협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또 우리나라가 앞으로 우주분야에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주개발을 향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2017년까지 1.5톤급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KSLV-2의 자력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며, 2020년에는 달 탐사 궤도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는 우주개발 경쟁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드웨어 측면의 발사체 개발에 비중을 둬 국내외 발사체 개발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전략적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현재 개발된 위성정보 활용 활성화에 보다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다음 달 발사될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향한 카운트 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항공우주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며, 국가 신뢰도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로우주센터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꿈과 희망에 부응하는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한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 songpaga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