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국가IT전략 시그널이 확연히 대전환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이노베이션 전략’ ‘디지털 브리턴’ ‘디지털 프랑스 2012’ 등에서 보듯 주요국은 일제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 극복과 과제도전을 위한 ‘국가IT 종합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나는 최근 도쿄를 방문해 일본의 IT 및 정보화 정책과 전략에 관여하는 정책자나 전문가들과 집중적으로 토론할 기회를 가졌다. 이 과정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IT전략이 ‘혁신촉매형 ICT’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혁신촉매형 ICT란 정보통신기술로서의 고전적 ICT를 투자(Investment), 협업(Collaboration), 신뢰(Trust)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조어로서 일본부활을 위한 3대 도전과제를 지칭한다.
첫 번째 도전과제인 투자(I)란 정보통신이용산업을 중심으로 정보화투자를 대담하게 가속화하자는 것이다. 경제력의 활로로서의 정보화 투자는 정보자본의 축적을 촉진함과 동시에 혁신에 의한 생산성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보자본의 축적과 경제성장 간에는 명백한 통계적·경험적 상관관계가 존재하는데도 지금까지 일본은 그 선순환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두 번째 도전과제인 협동(C)은 저출산·고령화, 저탄소 녹색성장 등 국가적 과제해결과 정보통신이용산업을 연계하면 생산성 향상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IT의 촉매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세기형 경제사회시스템을 완전 디지털 정보 시스템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문제해결형·21세기형 혁신국가로 나아가는 관건으로 인식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산업과 여타 산업 간의 연계, 정보통신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자 간의 긴밀한 협동이 중요하다.
마지막 도전과제인 신뢰(T)는 인맥교류사이트(SNS) 등 사회적 미디어를 통한 연결력, 즉 전연(電緣)이라는 네트워크 연결력을 지렛대로 보다 활력 있는 안심네트워크 사회를 지향하는 데 있다. 이른바 소셜 미디어 파워의 활성화 등으로 디지털 네이티브의 정보활용역량을 향상시키고 이 과정에서 인적자본 증대와 사회적 유대 등 사회적관계자본의 축적과 성장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정보자본 축적 및 디지털 시스템을 자극하는 가치사슬 극대화 전략은 아소 수상이 수장인 일본 IT전략본부가 최근 발표한 ‘i-Japan 전략 2015’ 정책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동 전략은 2015년의 완전 디지털화된 사회를 전제로 디지털 포섭(digital inclusion)과 디지털혁신(digital innovation)의 실현이라는 2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포섭이란 사회의 구석구석에 파고든 디지털 기술을 공기와 물처럼 저항 없이 보편적으로 수용하는 완전 디지털 경제사회를 지향한다. 디지털 혁신이란 정보자본을 기반으로 경제사회전체를 개혁해 새로운 활력의 창출과 동시에 혁신적 가치의 창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전략적 컨셉트다.
우리는 나라 밖으로부터는 IT강국이라는 찬사와 평가를 받고 있다. IT자본의 전략적 투자와 축적으로 경제회복과 국가시스템 혁신이라는 21세기형 IT국가로의 대변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세계는 20세기형 IT모델국가인 한국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하원규 ETRI 연구원, wgha@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