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폰트도 돈 주고 살 만한 훌륭한 SW"

"한글 폰트도 돈 주고 살 만한 훌륭한 SW"

 “한글 폰트도 돈을 내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윤디자인연구소 편석훈 사장(49)은 “상품으로서 한글의 진가를 알리고 싶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글로 돈을 버는 기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윤디자인연구소는 폰트 디자인 전문업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글 서체를 개발해 이를 상품화했다. 20년 동안 ‘한글 글꼴’ 한 우물만 고집해 한글 폰트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삼성전자·LG전자 모바일용 폰트를 개발했으며 지상파DMB기술협회와 공동으로 데이터방송용 표준 폰트도 선보였다. 최근에서는 서울시·비씨카드·연세대학교 등에 전용 서체도 공급했다. 기업체에서 쓰는 한글 폰트의 70% 이상은 ‘윤서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디자인 업계에서 윤서체는 확실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창업 초기부터 서체 개발에만 매달려온 결과입니다. 앞으로 기업 중심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윤서체를 알려 나갈 계획입니다.”

 편 사장은 “기업은 물론이고 소비자도 이제 한글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충분히 승산 있는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편 사장은 이를 위해 ‘엉뚱상상’이라는 회사를 따로 설립했다. 지난해 문을 연 엉뚱상상은 한글을 활용한 모든 사업에 문을 열어 놓았다.

 “블로그·온라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디지털 서체, 스타 연예인을 활용한 개인 서체 등 다양한 모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윤디자인이 가진 한글 서체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화에 나설 생각입니다.”

 윤디자인연구소는 1989년 설립됐다. 폰트 디자인 분야에서 유일하게 코스닥에 상장할 정도로 디자인 업계에 이름이 알려져 있다. 창업 멤버였던 편 사장은 잠시 외도 후 96년 다시 합류했다. 이어 2005년 아예 윤디자인을 인수했다. 윤디자인에 대해서는 초대 창업주 못지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폰트를 돈 주고 산다는 정서가 부족합니다. 따지고 보면 한글 서체도 일종의 소프트웨어입니다. 외국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하면서 매일 접하는 한글에 대해서는 공짜라는 인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는 한글 포털 사이트 ‘온 한글’을 만들어 한글 보급과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편 사장은 “일본에서 90% 이상이 서체를 유료로 구입하고 폰트 가격도 국내 보다 20배 이상 높다”며 “한글이 세계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국내부터 한글 서체를 상품으로서 인정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