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이슈@월드-히트상품 출시의 비밀

[글로벌리포트] 이슈@월드-히트상품 출시의 비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성과와 혁신에 대한 고성과·저성과 기업 비교

일반 소비재의 혁신은 잘 되면 크게 히트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시장 선도기업은 고객과 기업 구성원의 의견을 제품 기획·개발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혁신에 성공하고 있다.

 공전의 히트작인 크레스트의 미백 치약 화이트스트립, 리졸에서 나온 물티슈, 글래드의 3중 지퍼랩 등은 소비자의 잠재 요구를 상품화해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 상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의 성공은 매우 드문 사례다. 시장조사기관 AMR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이 투자한 새로운 제품의 절반 정도가 실제로 시장에 출시되며 이 제품 중 3분의 2만이 예상한 수준의 수익을 창출한다. 게다가 이른바 신제품의 절반은 기존 제품의 확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혁신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은 기업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히트작 배경은 철두철미한 고객 분석

AMR리서치에 따르면 고성과 기업들은 신규 제품을 출시하는 데 평균 7개월 반이 소요된다. 이는 전체 기업의 평균인 3년 대비 5배 정도 빠른 기간이다. 또 평균적으로 상위 25%의 선도기업들은 하위 25%보다 신제품의 매출비중이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센츄어는 앞서 말한 공전의 히트작을 내놓은 고성과 기업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제품 기획 및 개발단계에서 고객에게 어떤 제품이 히트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고 보유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재 기업은 제품의 고객 선호도를 어떻게든 확인하고자 한다. 소비재 기업의 약 70%가 신제품의 피드백을 표본집단에 의존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시장조사만으로는 실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바의 일부만 파악할 수 있다. 고성과 기업은 시장동향, 경쟁사 현황, 소비자 의견 및 판매통계 등 더욱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합하는 시스템과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리고 이렇게 분석 및 통합된 데이터를 마케팅, 연구개발(R&D) 및 세일즈 등의 주요 업무에 반영함으로써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체계화된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또 고성과 기업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다. 표백제 및 가정용 제품 회사인 클로록스는 강한 표백제 향을 싫어하는 남미의 소비자를 위해 유칼립투스 나무 냄새가 나는 표백제 아이레스 드 보스크를 개발했다.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P&G는 일본 여성고객들의 성향을 끈질기게 분석해 이 시장에 특화된 페브리즈를 만들어 크게 히트했다. 일본 주부들은 남편들이 옷에 밴 담배냄새를 너무 싫어한 나머지 남편들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도록 한다. 하지만 일본 주부들은 페브리즈 향도 싫어했다. P&G는 면밀한 분석을 거쳐 일본 주부들이 자사의 페브리즈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페브리즈를 뿌릴 때 나는 강한 냄새와 점성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P&G는 페브리즈의 향을 바꾸고 분무 형태로 살포되는 제품을 출시해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

대중의 집단지혜를 제품 혁신에 반영하는 것은 신제품의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많은 선도 소비재 기업들이 이러한 대중 참여 유도를 바탕으로 고객 통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 전문 매장인 베스트바이는 전자제품 AS서비스 긱스쿼드를 통해 확보한 고객 통찰력을 기반으로 이상적인 노트북PC에는 얇고 가벼움, 오래가는 배터리, 최적의 화면 크기 및 발광하는 키보드와 함께 우수한 AS 제도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최종 고객접점에서의 통찰력을 HP 및 도시바의 제품개발에 반영해 베스트바이에서만 판매하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윌리엄리글리주니어는 자사 껌 제품의 주요한 소비자와 좀더 친숙해지기 위해 최고의 과학자·엔지니어·마케터를 투입해 주요 고객인 10대 및 젊은 성인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이 결과 고객들은 껌 맛과 씹는 느낌뿐 아니라 포장디자인이 매우 중요함을 발견하고 고객 취향에 맞는 포장의 껌을 개발했다.

 실제로 새로운 제품개발을 제조공정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며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모든 신제품 개발 과정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은 제품수명주기 관리를 단편적인 자체 프로세스와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에 선도 기업은 이와 대조적으로 성과관리, 파트너 통합, 인력 및 IT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통합된 접근방법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또 선도적인 혁신 기업들은 개발계획과 생산일정 조정을 초기에 반영해 출시지연을 방지하거나 직원들에게 교차훈련을 제공함으로써 담당 신제품 외 타 제품의 개발과 정상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직무의 직원들을 제품개발에 참여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렉킷벤키저는 혁신 프로그램에 있는 자사 브랜드 매니저와 영업인력을 참여시킨다. 학용품 제조사인 크레욜라는 자사 R&D 부서가 정기적으로 타 부서와 아이디어 교환을 하도록 하고 있다. 또 주요 고객인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을 공장에 초청해 개발 중인 신제품을 사용해보도록 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포트폴리오 최적화

소비자가 좋아하는 특성을 보유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단지 그 제품자체뿐 아니라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데도 큰 가치가 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들은 잘 조합하면 최소유지상품단위(SKU) 수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선도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성공을 다른 방법으로 측정한다. AMR리서치는 대부분의 소비재 기업들이 판매량만으로 제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로 인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 반품 및 교환, 재구매, 교차구매 등이 복합적인 가치를 모두 평가해야 비로소 제품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 기업은 이 모든 것으로수익성을 평가하며 경쟁사보다 월등한 이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판매개수 외에 반품 및 교환요구 개수의 집계를 통한 실제 판매개수, 판매하기 위해 투입된 마케팅 비용 등을 모두 정확한 데이터로 취합해야 하며 이를 IT인프라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선도기업은 그들의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혁신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여러 방법들이 그 대표적인 예시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얼마나 고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지에 그 성공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윤한석 액센츄어 전략부문 이사 han-seok.yun@accen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