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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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무선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와이파이는 곧 사라질 운명의 서비스로 보였다.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는 미미했다.

 일단 사용자 입장에선 유선 인터넷망이 워낙 잘 깔려 있어서 굳이 무선랜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또 이동통신사업자는 가입자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매출이 떨어진다. 게다가 무선랜은 사용료가 싸다.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은 무선랜망을 아예 깔지 않았다. 그래서 KTF와 합병 전까지 휴대전화 사업을 하지 않았던 KT, SK브로드밴드만 와이파이망을 만들고 서비스를 했다.

 네스팟으로 대변되는 KT의 와이파이 사업 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2002년 시작해 2000년대 중반 50만명까지 늘었던 가입자는 지난해 33만명으로 줄었다. 하나로텔레콤 시절 사업을 시작한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윙 가입자도 5만4000명에 불과하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수익 창출은 불가능 쪽으로 기울었다. 불과 3개월 전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1월 8일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열풍이 몰아치며 상황은 급변했다. 와이파이가 늘어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소화할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했다. 통신사들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와이파이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전국에 1만3000개 이상의 와이파이존을 보유한 KT는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네스팟존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SK텔레콤도 독자 와이파이망을 구축, 이를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KT에 버금가는 와이파이 존 구축을 선언했다. LG텔레콤도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를 250만개까지 늘려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신 3사 모두 일반 휴대폰에도 와이파이를 탑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와이브로를 이용한 대체망 활용 전략도 선언했다. 와이브로를 와이파이의 백홀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KT와 SK텔레콤이 선보인 ‘에그’나 ‘브릿지’는 휴대형 변환기를 통해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주는 장비다.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와이파이는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 분산은 물론이고 기업(B2B)을 겨냥한 유무선통합(FMC) 사업의 핵심이다. 이동통신·무선랜·와이브로 등 모든 통신을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하는 FMC의 한 축인 무선랜이 바로 와이파이다.

 지난해 초 삼성증권이 FMC를 구축할 때만 해도 섣부른 도입으로 평가절하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코오롱, 동부 등 그룹사 전체가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기상청과 같은 공공기관까지 FMC 대열에 합류했다. KT는 올해 진행할 FMC 프로젝트만 130개라고 밝혔고 SK브로드밴드도 올해 70개 이상의 FMC 구축 계획을 밝혔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의 열풍도 거세다.

 미국은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이 잇따라 와이파이 시장에 합류했다. 버라이즌과 스프린트는 이동통신 신호를 와이파이로 전환시켜주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AT&T는 와이파이 핫스팟 구축을 늘려가고 있다.

 와이파이 전문기업인 아루바네트웍스 김영호 지사장은 “퇴출 1순위로 꼽혀온 와이파이가 최근 들어 통신사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며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시장에서도 와이파이의 중요성은 앞으로 점점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