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미래 10년을 위한 웹 개방화 정책

[ET단상] 미래 10년을 위한 웹 개방화 정책

 위콘커뮤니케이션즈 윤경석 대표(ksyoon@weconize.com)

 대한민국이 IT강국으로 불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IT강국이 아닌 IT인프라 강국으로 변하고 말았다. 해외에는 계속해서 ‘트위터’와 같은 성공적인 서비스가 생겨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새로 나오는 서비스가 거의 없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는 여러 팩트의 복합적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국내 대형 서비스의 폐쇄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시대 흐름에 맞춰 폐쇄적인 경우가 때론 더 이득일 경우도 있다. 웹 환경이 형성되던 초창기에는 폐쇄적인 국내 인터넷 서비스가 해외 서비스를 압도할 만큼 좋은 콘텐츠와 인터넷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개방적 인터넷 환경에서는 지속적으로 참신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폐쇄성 때문에 점차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시도가 줄면서 지금은 해외와 완전히 격리된 일종의 ‘인터넷 쇄국’과 같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예로 들어보자. SNS는 다양한 인맥관계를 통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국내 대표 SNS로는 싸이월드가 있으며 해외에서는 페이스 북· 트위터 등이 대표적이다. 싸이월드는 지난 10년간 국내 SNS의 큰 기반을 마련했다. 초창기 만하더라도 세계 최대 SNS 위상을 갖추고 선진적인 모습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결국 폐쇄성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개방화를 추진한 해외 서비스에 밀려 해외 진출에서 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싸이월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주요 포털의경우를 보더라도 아직까지는 개방보다는 폐쇄적 성향이 짙다. 페이스 북· 트위터는 적극적인 개방화 정책을 펼치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인이 사랑하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이들은 자신의 자원을 이용해 다른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특히, 트위터는 그들이 제공하는 도구를 이용한 서비스가 수백 개에 달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개방은 하면 할수록 사용자가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며 생태계 자체가 확장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있는 이동 통신사가 애플 앱 스토어를 통해 폐쇄적인 환경을 오픈했을 때 시장 자체가 확장된 것이 좋은 예이다.

 최근 선보인 신규 SNS인 ‘스타플(starpl.com)’도 개방형 환경으로 우주의 실제 별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다. 사용자는 받은 별을 꾸미고 자신의 일대기를 타임 라인에 등록하고 키워드라는 자신의 관심사를 통해 친구와 정보 흐름을 만들어낸다. RSS 주소를 등록하면 자신의 별에 등록한 친구에게 자신의 글과 그 외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다.

 ‘고인 물은 썪는다’는 말이 있다. 폐쇄 정책이 대형 포털에는 눈앞의 이익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국내 포털의 폐쇄성 때문에 IT 강국이라는 말은 잊혀져 가는 옛말이 되었고 10년간의 문제가 여기저기서 곪아터져 나오고 있다. 다음의 10년을 기약하고 국제 경쟁력이 통용되는 새로운 웹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요구와 다양한 경험 전달을 전제로 하는 웹 개방화 정책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