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2.0시대] <3부-3> M&A 시너지를 키우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글로벌 SW업체 2001~2006년 M&A 비교

 #지난 2000년 초 인터넷포털업계 4위인 네이버컴은 게임업체 한게임과의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포털과 게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들의 결합은 다소 의외의 뉴스였다. 당시 네이버컴은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고민했다. 한게임은 회원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를 감당할 시스템이 없어 애가 탔다.

 양사 CEO의 파격적인 결단은 결국 NHN이라는 한국 대표 인터넷 기업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졌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하드웨어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이 인수하기로 전격 발표한 것. 오라클은 이를 통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중심으로 한 기업용 SW 분야를 넘어 기업용 HW시장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공룡’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계는 올해에도 M&A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오라클의 선 인수 공세에 IBM, HP, 시스코, EMC,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M&A 맞불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글로벌 SW업계는 숱한 M&A를 통해 각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살아남았다. M&A로 몸집을 키운 글로벌 기업외에 전문 벤더들의 영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으며 틈새 시장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06년 미국 내에서 이루어진 SW분야 M&A 거래 규모는 1200억달러에 달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1726개의 SW 회사가 인수됐다. 하루 4.7개꼴로 SW기업의 M&A가 성사된 셈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 HW와 SW를 한꺼번에 공급하는 토털솔루션 사업이 주목받으면서 M&A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는 추세다.

 글로벌 SW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문 벤더들을 차례로 M&A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중소기업만 포진해 있는 국내 SW기업들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가 글로벌 기업 육성을 위한 SW M&A펀드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국내 SW업계에서는 M&A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한글과컴퓨터가 삼보컴퓨터와 셀런에 매각되고, 포시에스가 미리넷 지분 20%를 인수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매출 100억원 미만인 업체들이 8000여개가 난립해 있다.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저가수주를 낳고 결국 업체 모두가 부실화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국내 SW업계의 영세성과 투자 부진의 악순환을 끊는 근본적 대안 중 하나가 M&A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M&A가 부진한 이유는 자금력 부족, 경영자들의 지나친 소유욕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M&A는 재무적 문제나 우회상장을 위한 경우가 많아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된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결성한 M&A펀드가 대표적이다. 현재 이 펀드는 모바일 솔루션업체 인프라웨어에 자금을 지원, 가시적인 성과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펀드규모가 420억원 정도로 크지 않아 M&A 바람을 몰고 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아직 국내 벤처캐피털이 M&A 펀드 투자에 큰 매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캐피털은 90% 이상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성공 사례를 하루빨리 만들고, 이에 대한 홍보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영자들의 지나친 소유욕을 해소할 논리 개발이나 지원도 시급하다. M&A 기업에 세제혜택 등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기업과 M&A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롤랜드 빌링어 매킨지서울사무소 대표는 “한국기업이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M&A를 글로벌화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M&A는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비록 작은 규모라도 경험을 축적하는 것도 급선무다. 베르나르 처크 휴잇 M&A총괄책임자는 “한국기업은 M&A 노하우를 보존하고 개선시키려는 노력과 사후관리가 부족한 것도 문제”라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 축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거대 공룡기업과 글로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힘이 절실하다”며 “자력 위주 성장의 협소한 생각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IT서비스, 인터넷 기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M&A 성사를 위해 M&A펀드를 확충하고 특수인수목적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