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시장 ‘감압식 진영의 역습’

`감압식 멀티터치` 죽지 않았다

 세계 터치 패널 시장 규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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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압식도 죽지 않았다.”

터치스크린 시장 주도권을 정전용량 방식에 뺏긴 감압식 터치스크린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 ‘역습’을 시작한다. 정전용량 방식의 전유물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던 멀티터치를 감압식도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터치스크린 솔루션 선도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는 감압식 멀티터치 솔루션을 자체 개발, 오는 7월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영패스트, HTC 등 대만 업체들도 감압식 멀티터치 솔루션을 적용한 터치스크린을 올해 하반기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감압식 터치업체들은 멀티터치로 정전용량 방식 진영의 모바일시장 쏠림현상에 제동을 걸고, 새롭게 열리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실적으론 모바일 부문에서 정전용량 방식이 주도권을 쥔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 터치폰 비중을 20%에서 40%, LG전자는 36%에서 45%로 확대했다. 정전용량 방식 터치폰 비중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20%에서 올해 65%(7400만대)로 늘렸고, LG전자는 30%에서 40%(2400만대)로 확대했다.

그동안 감압식은 정확한 터치와 손가락 외 다양한 방법으로 입력이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멀티터치 구현이 어려워 정전용량 방식에 밀린게 사실이다. 특히 애플 아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정전용량 방식은 터치스크린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복잡한 문자 체계 때문에 감압식 터치를 주로 사용해 온 중국 기업들도 멀티터치의 제약 때문에 스마트폰에는 정전용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 국내외 기업들이 감압식 멀티터치 구현에 성공하면서 감압식 터치 진영이 반격을 노리고 있다. 멀티터치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윈도7 운용체계(OS)가 본격화되는 점도 감압식 터치 업체에게는 더없는 기회로 작용한다.

국내 터치 전문업체 디지텍시스템스는 투 핑거 멀티터치 개발에 성공하고 미국 유명 터치 칩세트업체인 B사와 열 손가락 멀티터치가 가능한 솔루션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대만 HTC도 지난달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감압식 멀티터치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스마트폰 전용 툴로 개발된 이 기술은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축소할 수 있으며, 여러 제스처를 이용해 감압식으로 멀티터치와 동일한 기능을 지원한다. 영패스트 등 대만업체들은 윈도 밑에 메트릭스 형태로 여러 장의 ITO필름을 붙이는 하드웨어 방식으로 멀티터치를 구현했다. 대만, 중국을 중심으로 샘플로 제작된 감압식 멀티터치용 칩세트도 다수 유통되고 있다.

하상우 시노펙스 기획전략 팀장은 “감압식 멀티터치는 제조 비용이 저렴하고 복잡한 문자 인식에 유리해 태블릿PC용 10인치대 터치 모듈에서 경쟁력을 가진다”면서 “다만 투명전극(ITO) 필름이 메트릭스 구조로 돼 디스플레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