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네.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최△△라고 합니다.”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왠지 낯익다. 이름을 듣자 그 얼굴이 또렷하게 머리에 떠올랐다. 6년 전 대구를 떠나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IT기업 사장이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부동산사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명함집을 정리 하다가 내 명함이 나오자 혹시나 하고 안부차 전화를 해봤다는 것이다. 한국을 떠난 지 6년만이다.
그는 캐나다로 건너갈 때 무슨 일을 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현지에서도 IT관련 일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한국보다 IT인프라가 열악해 생각을 접었다고 했다.
결국 줄을 놓지 않고 있던 영어실력으로 부동산중개 자격증을 취득해 지금은 그 일로 그럭저럭 먹고 살만하다고 했다.
IT로 먹고살다보니 그것밖엔 몰랐는데 해외로 나와서 보니까 그것 말고도 할 게 많더라고 한다. 또 대구에서 사업할 때 도와준 지인들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훌쩍 떠나온 게 죄스럽다고까지 했다. 6년이 지났지만 잊지 않고 다시 연락해준 그가 난 오히려 고맙게 생각됐다.
멀리 그것도 국내를 떠나 해외에 오래 있다 보면 옛정이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옛 사람이 그리워 다시 연락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물며 해외로 떠난 친인척도 죽을 때까지 연락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바쁘다는 이유로.
요즘 전 세계는 거미줄처럼 연결된 유무선통신망의 혜택으로 연락이 안 되는 곳이 없다. 특히 트위터는 전 세계 사람들이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부터 각종 정보까지 하나의 창에서 보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이처럼 첨단 통신망을 통해 낮선 누군가와의 소통에는 없는 시간까지 할애하고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이어가면서, 정작 지금 알고 있거나 알았던 사람들과의 소통에는 관심이 없거나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24시간 내내 연결되는 요즘 같은 세상일 수록 사람들이 더 외로워진다는 말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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