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 기자의 백투더 퓨처]애플 아이팟 출시](https://img.etnews.com/photonews/1010/046743_20101020111241_921_0001.jpg)
9년 전 10월 23일. PC시장 점유율 4%밖에 차지하지 못했던 애플컴퓨터의 대표 스티브 잡스는 자사의 새로운 디지털 기기를 공개했다. 청바지에 검은 터틀넥을 입은 모습은 지금이나 다름없고,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자사의 새로운 기기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신제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했다. 심지어 당시 주요 국내 매체들은 이 기기의 출시 소식조차 다루지 않았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 혁명을 이끈 `아이팟(iPod)`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순간이다.
애플 신제품의 세세한 스펙까지 전작과 비교하고, 실시간으로 애플 신제품 발표 현장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보는 것도 모자라 다음 신제품에 대한 온갖 루머를 만들어내는 지금과 사뭇 비교된다.
이날 선보인 아이팟 클래식은 5GB의 용량으로 1000곡의 음악을 넣을 수 있다는 점과 트럼프 카드상자 정도의 작은 크기로 휴대성이 강하다는 게 장점으로 소개됐다. 아직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아이튠스 스토어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음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을 예상한 듯 맥북에 저장된 음악을 아이팟으로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파이어 와이어(Fire-wire)와 아이튠스2도 도입했다. 2003년 디지털 음악 유통 마켓인 아이튠스가 선보이면서 아이팟은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한다. 아이팟터치와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들은 모두 아이튠스를 기반으로 해서 태어날 수 있었다. 이제 애플은 첨단 IT산업을 이끄는 대표주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 구도를 애플과 나머지 진영으로 나눌 만큼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아이패드는 태블릿PC라는 새로운 조류를 이끌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300달러가 넘는 주가와, 분기매출 203억4300만달러(약 23조원), 순이익 43억8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내놨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는 앞으로 더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며 애플 열풍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제 애플은 9년 전 PC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기에 내몰리고, 아이팟을 공개하고도 주가 9.5달러에 머물렀던 중소기업이 아닌 것이다.
애플이 급성장함에 따라 애플의 폐쇄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컬트 문화를 기반으로 해 대중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애플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그 그림이 지금과 같은 혁신을 이끌지는 예측하기 이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아이팟의 생일인 2001년 10월 23일은 IT 산업 역사의 새로운 한 장이 쓰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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